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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한진해운] 물류대란 한달 우리는 무엇을 얻고 잃었나

최종수정 2016.10.01 10:06 기사입력 2016.10.0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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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한진해운 사태는 글로벌 해운역사에 전무후무한 일이다. 국내 1위,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에 대한 대책없는 법정관리는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번졌고, 한 달이 지나도록 사태 수습조차 못하고 있다.

법정관리 신청 후폭풍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한진해운 선박의 입출항·하역이 거부되고 외상대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제신인도 추락으로 영업망은 붕괴되다시피 했다. 화물운송이 올스톱이 되면서 납기일을 지키지 못한 우리 수출기업들과 한진해운은 줄소송에 휘말릴 처지에 놓여 있다. 물류대란 한 달 우리는 무엇을 얻고 잃었나.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는 지난 1일 한진해운에 대한 법정관리를 개시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불과 하루만에 나온 결정이다. 한진해운이 우리 산업계에사 차지하는 비중과 국가 경제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을 고려한 신속한 결정이었다.

이어 재산 보전 처분,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을 받아들여 채무를 동결했다. 선박 등 남은 자산에 대한 가압류를 막기 위해서다. 국내 법원에서의 채무 동결이 적용되지 않는 해외에서의 가압류를 막기 위해서는 해외 각국 법원에 곧바로 스테이오더(압류금지명령)를 신청하도록 준비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유동성이 바닥난 상황,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8월30일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단의 지원불가 결정이 내려지자마자 싱가포르항에서 한진로마호가 가압류되면서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이 본격화됐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소식을 들은 전 세계 항만서비스 업체들이 "현금이 없이 하역은 없다"며 작업을 거부하고 나섰고 한진해운 선박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밀린 용선료를 돌려받지 못한 해외 선주들은 선박을 가압류하기 시작했다. 한진해운의 선박들이 입·출항이나 운하 통과, 하역을 거부당하면서 초래된 물류대란은 날이 갈수록 걷잡을 수 없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벼랑끝 한진해운] 물류대란 한달 우리는 무엇을 얻고 잃었나

급기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법원은 지난 20일 긴급간담회를 열고 파산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하역 지연으로 신규 채권(미지급 용선료 등)이 과도하게 불어나 과거 채권자들이 받아야 할 회생채권이 크게 침해된다고 판단할 경우 실사결과가 나오는 11월 이전에 파산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법원과 정부의 압박에 한진그룹과 산업은행은 뒤늦게 1100억원의 하역비용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수습이 지체되면서 하역을 위한 최소 자금은 1700억원에서 2700억원으로 늘어나 있었다. 하역이 지체되는 동안 선박 용선료와 장비임차료, 연료비 등 부채가 하루 24억원씩 불어난 탓이다.

'회생'을 논하던 법원도 이제 '청산' 쪽으로 기울었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과정에서 잃어버린 게 너무 많았던 탓이다. 컨테이너선사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해운동맹 네트워크를 이미 잃었고 신뢰도도 추락했다. 법정관리 4주차가 마무리되면서 화주들로부터 클레임과 소송 규모도 날로 커지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자생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청산을 전제로 한 자산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회사가 보유한 자산의 처분으로 회수한 금액을 채권자에게 분배하고 채무를 해결하는 자산 처분과 분배 절차가 끝나면 회사가 해산되는 청산형회생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회생 여부와 상관없이 물류대란 해소 작업은 마무리돼야 한다. 한진해운은 하역비용 협상과 스테이오더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며 전 세계 안전항만 14곳에서 하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체 선박의 절반이 하역을 마쳤으며, 정부 계획대로라면 이달 중 전체의 90% 선박에 대한 하역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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