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추석을 맞은 남북의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단지, 교통편이나 음식이 넉넉하지 않은 북한의 경우 간소하게 성묘나 제사를 지내는 편이다. 우리나라는서는 추석 때 승용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성묘하러 가지만, 북한의 대부분 주민이 산소를 찾아가는 데는 자전거가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추석 당일, 도로에는 자전거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북한주민에게도 추석은 중요한 민속명절이다. 북한의 추석은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한동안 금지된 명절이었다가 1989년 들어서야 음력설, 한식과 함께 민속명절로 지정됐다. 단지, 주말이 겹쳐 14일부터 닷새간의 연휴에 들어간 우리나라와 달리 북한에서는 원래 추석 당일(올해는 15일)만 공휴일이다.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성묘를 하는 한식(寒食)의 경우 북한에서도 달력상에 명절로 표기는 돼 있지만 대부분 주민들은 그날 산에 가지 않는다. 중국에서 유래된전통문화로 인식하고 있어 당국은 한식 문화를 제한하고 있으며 명절이나 휴일로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조상의 묘를 자주 찾을 경우 집안에 안 좋은 후환이 생길 수 있다는 '미신'이 주민들에게 자리잡고 있다는게 일부 탈북자들의 전언이다.
놀이문화는 크게 다르지 않다. 조상의 묘소가 멀리 떨어져 있어 성묘하러 가기 어려운 대도시의 일부 주민들은추석 당일 오전에 집에서 간단히 차례를 지내고 오후에는 가족 단위로 놀이공원이나시내 명소를 찾아 휴일을 즐긴다. 이날 평양시를 비롯한 대도시의 공원들에서는 줄다리기, 그네뛰기, 윷놀이와 같은 민속놀이가 펼쳐진다. 추석하면 보름달 구경과 길쌈놀이, 강강수월래(강강술래) 등이 떠오르는 것도 우리와 비슷하다. 북한에서도 추석이 다가오면 씨름대회가 열린다. 올해의 경우 지난 6∼7일 능라도 민족씨름경기장에서 제13차 대황소상 전국민족씨름경기가 열렸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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