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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백의천사'…" 떠나는 이유 있었네!"

최종수정 2020.02.04 16:30 기사입력 2016.09.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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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병원, 적정 간호사 인력 고용 하지 않아

▲'백의천사' 간호사들이 강도높은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간호사들이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DB]

▲'백의천사' 간호사들이 강도높은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간호사들이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간호사들이 있어야 할 곳은 병원입니다. 최근 간호사들이 자신의 일터인 병원을 그만두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른바 '태움'('태우다'라는 뜻으로 간호사의 영혼을 태울 정도로 괴롭힌다는 의미)과 '임신순번제(근무 여건상 돌아가면서 순번을 정해 임신하는 것)' 등으로 간호사들은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병원들이 적정 간호사를 고용하지 않아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실상이 국정감사 자료에서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병원의 간호 인력 확충을 이끌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간호관리료 차등제’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른바 간호등급제로 불리는 '간호관리료 차등제'는 입원 환자당 간호인력 보유 현황을 1등급에서 7등급으로 나눠 등급에 따라 입원료 수가를 더하거나 줄여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강제성은 없고 신고의무도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2016년 2분기 기준 병원급 이상(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료기관 중 자진 신고한 곳이 전체 3739곳에서 20.8%인 778곳에 불과했습니다.

간호인력 부족은 간호사의 노동 강도를 높이기 마련입니다. 이 같은 노동 강도는 결과적으로 환자의 안전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간호등급을 신고한 의료기관의 경우에도 현행 '의료법'상 간호인력 기준을 지키지 못하는 등급인 4등급 이하가 전체의 63.5%에 달했습니다. 특히 농어촌 지역이 많은 지자체의 의료기관 미신고 비율도 높았고 신고한 경우에도 간호사 인력의 법적 기준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현행 '의료법'은 연평균 1일 입원 환자 2.5명(외래환자 12명은 입원환자 1명으로 환산)을 기준으로 간호사 정원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간호등급제의 4등급 이하는 '의료법'의 간호사 정원 인력기준을 지키지 못하는 기준에 해당됩니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법적 기준 미달률이 더욱 심각했습니다. 전체 468곳의 병원급 의료기관중 76.9%인 360곳이 4등급 이하였습니다. 17개 광역시·도 모두 4등급 이하 등급비율이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강원, 부산, 충북, 충남, 전남 등 10개 지역은 4등급 이하의 비율이 80%를 넘어서는 등 간호인력 부족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부족한 간호 인력의 양성과 공급에 대한 국가 차원의 역할을 규정한 '보건의료인력 지원 특별법'을 발의한 윤소하 의원은 "간호인력 부족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인력 부족으로 노동조건 악화는 추가적 간호 인력의 손실로 이어지고 의료질 하락만 불러 온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간호 인력의 노동조건 개선을 통한 환자 안전과 의료질 향상은 물론 지역 간 의료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국가차원의 구체적 지원 계획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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