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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광산구가 금융복지상담센터 세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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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채권자는 잔혹한 주인보다도 나쁘다. 주인은 몸을 박탈할 뿐이지만, 채권자는 체면을 파괴하고 위신을 파멸시킨다.”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문장이다.

광산구가 금융복지상담센터를 세운 이유는 ‘사람’에 있다. 능력 밖으로 불어난 빚으로 가정이 풍비박산 나고, 채권추심으로 사회생활도 제대로 못하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리는 경우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 총액은 1257조3000억원. 가계부채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해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광산구의 경우도 전국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지난 3월 실시한 ‘대부업 및 가계부채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502명 중 455명(90.6%)이 1건 이상의 채무를 가지고 있었다. 이중 3건 이상이라고 답한 과대 채무 보유자는 142명(28.4%)였다. 이는 사실상 부채 악성화 단계를 우려해야 하는 수준으로 광산구는 보고 있다.
빚을 내는 가장 큰 이유는 주거비 마련(171명·29.6%)이었고 생활비 마련(140명·24.25)이 뒤를 이었다.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출을 받아야 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소득대비 금융비용이 20%를 차지하는 비율은 응답자의 23.5%에 해당하는 118명으로 가계의 재정 건전성이 위협받는 수준에 들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응한 20.2%인 101명이 현재 연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적으로는 연체 비율이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강도 높은 채권추심에 대한 학습효과로 채무자들이 ‘돌려막기’로 기존 채무를 감당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광산구는 예상하고 있다.

대출은 금융회사에 수익을 주는 주요 상품이다. 신용과 능력 등을 조회해 대출을 결정한다. 연체는 수익을 내지 못한 곳에 투자를 한 격이다. 이 경우 투자처의 신용과 능력을 훤히 꿰뚫어 볼 수 있는 금융회사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을까.

수년 동안 능력 밖으로 불어난 빚을 갚지 못해 인간으로서의 존엄마저 위협받는 일을 해결하고, 빚에 의존하는 삶을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 광산구의 판단이다. 과도한 빚으로 삶의 의지를 잃은 사람에게 재도약의 기회를 주는 것은 우리 경제를 더욱 건강하게 가꾸는 길이기도 하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모두가 같은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오랜 세월 동안 빚에 시달려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도 없고, 가정을 지키지도 못할 위기에 처한 주민들이 새로운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것에 우리 사회의 미래가 있다”고 밝혔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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