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상반기 수출물량이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흥시장의 수요 위축에 따른 것이지만 내수 증가로 수출 물량 일부를 국내로 돌린 영향도 미쳤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한국GM, 쌍용, 르노삼성 등 5개사의 상반기 수출량은 133만8140대로 집계됐다. 133만5259대를 기록했던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154만대를 수출했던 지난해 상반기 대비 20만대가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감소폭이 전년대비 각각 16%, 15%를 기록했다. 양사를 합치면 101만대로 2010년 95만대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이다. 현대기아차의 수출량이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부진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셈이다.
수출량이 줄어든 데는 내수 물량이 증가한 배경도 있다. 현대차의 상반기 내수 판매는 35만1124대로 지난해(33만6079대)보다 4.5% 상승했다. 기아차도 24만2582대에서 27만6750대로 14% 증가했다. 현대기아차는 개소세 인하 수혜로 올해 내수 목표를 이미 절반 넘게 달성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내수 목표는 각각 69만3000대, 52만5000대다.
한국GM의 올해 수출물량은 22만대로 전년 동기(23만5000대)보다 6.4% 감소했지만 내수 물량은 21.6% 증가했다. 쌍용차 수출물량은 2만3791대로 전년동기(2만4167대) 대비 1.6% 줄었지만 내수물량은 4만5410대에서 5만696대로 12% 상승했다. 르노삼성은 수출물량이 1% 상승하는 동안 내수물량은 26%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임단협 협상 결렬로 인한 부분파업으로 현대차는 1만900여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2300억원 규모의 매출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지난 28년간 410여일에 이르는 노조 파업으로 인해 빚은 매출 차질액이 14조원에 달한다는 보고서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효과로 내수가 크게 늘어나 주요 업체들의 수출량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며 "다만 해외 수출 비중도 적지 않은 만큼 국내 생산량에 영향을 주는 노사 문제나 글로벌 경기 변동에 따른 수출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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