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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대형유통사 무더기 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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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검찰이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추종 판매해 인명사고를 확대한 국내 대형 유통사 주요 관계자들에 대해 무더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8일 롯데마트, 홈플러스의 유해제품 출시 당시 제조·판매에 관여한 주요 관계자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각각 2004년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 2006년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했다. 홈플러스는 내부 전담 조직을 통해, 롯데마트는 미국계 컨설팅업체 데이먼과 공동으로 각각 상품을 기획했고, 용마산업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납품했다.

검찰은 제품 출시 당시 영업본부장을 지낸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과 박모 전 상품2부문장, 김모 전 일상용품팀장 등 롯데마트 관계자 3명, 김원회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 조모 전 일상용품팀장, 이모 전 법규관리팀장 등 홈플러스 관계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데이먼 한국법인의 조모 QA팀장, 용마산업의 김모 대표도 영장 청구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선점한 가습기 살균제 시장에서 뒤늦게 모방제품을 출시한 두 대형 유통사가 상품 기획 단계부터 유해성 검증을 소홀히 해 인명사고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유해성에 대한 정보 없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취지로 허위·과장 광고한 혐의(표시광고법 위반)도 받고 있다.
다만 제품 출시 당시 최고경영자를 지낸 이철우 전 롯데마트 대표,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은 영장 청구 대상에서 빠졌다. 검찰은 연간 20억원 안팎 수준이던 가습기 살균제 시장규모에 비춰 3조원대 연매출을 기록하는 두 대형 유통사가 고위 실무자급에서 PB상품 관련 의사결정을 매듭지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옥시의 유해성 축소·은폐 의혹에 연루된 유모 호서대 교수에 대해서도 배임수재 및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 교수는 사건 공론화 이후 독성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비산 농도 측정 실험 등을 의뢰받고서 정상적인 결과 도출이 어렵도록 실험 환경을 조작하고, 민·형사소송에서 옥시 측을 두둔하는 진술서를 써준 것으로 조사됐다. 유 교수는 자문료 명목 2400만원 등 옥시 측으로부터 4400만원을 챙겼다고 한다.

한편 검찰은 유해성 축소·은폐를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거라브 제인 전 대표 등 국외 체류 중인 옥시 외국인 임직원 6명에 대해 조만간 서면질의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구성·번역 등 간단치 않지만 질의서 준비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면서 “존 리 전 대표 등의 형사책임을 따지기 위해서는 외국인 임직원들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되면 2011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인명피해가 공론화 된 지 5년 만에 주요 유해제품 제조·유통사 관계자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일단락될 전망이다. 신현우 전 옥시 대표, 오모 전 세퓨 등은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이후 유해제품으로 인한 폐손상 외 인명피해나 독성물질 및 가해업체에 대한 정부의 관리·대응에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여부 등이 과제로 남는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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