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에 내수부진·수출 감소 영향…실질GDP는 1년만에 2%대로 복귀
번번이 벽을 넘지 못하는 것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 따른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원화 약세도 1인당 GNI를 끌어내리는 데 한 몫 했다. 지난해 평균 환율은 달러당 1131.5원으로 2014년(1053.2원)보다 7.4% 올랐다. 원화 기준으로 1인당 GNI는 3093만5000원으로 2014년 2956만5000원보다 4.6% 늘었다.
지난해 한국경제는 전년 대비 2.6% 성장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대로 떨어진 것은 1년 만이다. 2011년 이후 3년 동안 2%대를 유지했던 실질 GDP가 2014년 3.3%를 기록하며 반등했지만 곧바로 0.7%포인트 하락했다.
실질 GDP 하락의 주요인은 수출과 제조업의 부진이다. 지난해 수출 성장률은 0.8%로 2014년(2.0%)에 비해 크게 줄었다. 수출 성장률이 1%대 아래로 내려온 것은 2009년(0.4%)이후 처음이다.
특히 수출의 핵심 업종인 제조업 성장률이 1.3%로 2014년(3.5%)에 비해 폭락했다. 수출을 이끌어온 반도체 스마트폰 등 전기 및 전자기기의 성장률이 대폭 하락해 지난해 1.8%에 머물렀다. 2013년까지만해도 7%까지 성장했던 전기 및 전자기기의 성장률은 2014년 4.9%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해 건설업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건설업 증가율은 0.8%에서 3.0%로 증가했다. 이관교 한은 국민소득총괄팀 과장은 "분양시장 호조로 주거용 건물건설 증가세가 확대되는 주거용 건물 건설 중심으로 건설업 경기가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주거용 건물 증가율은 14.9%를 기록, 건물건설 증가율(7.0%)의 두 배 가량이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가 줄었음에도 저축률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총저축률은 2012년 34.2%에서 2013년 34.3%, 2014 34.5%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총저축률은 2004년(35.5%)이후 11년만에 가장 높았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이 최종소비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저축률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체별로는 지난해 민간총저축률이 전년보다 0.8%포인트 증가한 28.4%, 정부총저축률이 0.1%포인트 증가한 7.0%를 기록했다. 특히 가계 순저축률은 지난해 7.7%를 기록해 전년(6.3%)에 비해 1.4%포인트 상승해 2000년(8.4%)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았으며 2013년(3.4%)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나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가계의 순처분가능소득(837조2000억원) 가운데 순저축 규모는 지난해 74조6000억원으로 28.8%(16조7000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1.50%까지 낮췄지만 가계 소비심리가 그리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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