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욱 에이블루 대표는 아이디어 상품인 전선정리용 디자인 멀티탭 '박스탭'(사진 오른쪽)을 개발해 히트쳤다. 최근엔 전선정리함 신제품 '파워캡슐'(왼쪽)을 내놨다.
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 44. 이명욱 에이블루 대표
콘센트 정리용 멀티탭 '박스탭' 24억 매출효자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사소해 보일 수 있는 아이디어 하나가 사업 밑천이 됐다. 출발은 아주 평범한 곳에서 시작됐다.
이 제품 하나로 지난 2년4개월 동안 2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달까지 팔려나간 제품 숫자는 8만5000개에 달한다.
많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그렇듯 처음부터 순탄했을 리 없다. 이 대표는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파는 것이 더 힘들었다"고 했다.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하나둘 부딪히면서 배워나갔다.
어린 아이들이 콘센트 구멍에 손을 넣어 다칠 위험도 없다. 늘 꽂아두는 코드의 전력 차단이 간편해 전기요금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이 대표의 다양한 직장 경험은 창업에 절대적인 도움이 됐다. 원단 디자인 일을 하면서 잠깐 영업을 경험했고, 광고대행사에서도 일했다. 창업 직전에는 디자인ㆍ설계관련 1인 기업을 했다. 일상생활에서 위험해 보이거나 지저분한 것을 그대로 두고 못 보는 이 대표의 성격은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연결시켰다.
"제품을 만들려면 금형을 제작해야 하는데 그쪽 분야를 몰랐어요. 6개월이면 될 줄 알았던 제품 개발에 1년6개월을 쏟아부었죠." 박스탭은 전기제품이라 관련인증도 필요했다. 6개월이 걸려 2개의 특허를 받았다.
판로개척은 더 문제였다. 어디, 누구를 통해 물건을 팔지가 막막했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성공하는 건 10% 미만이죠. 제품개발, 유통, 회계 등 다양한 변수 중 하나라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바로 주저앉을 수 있어요. 유통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 성공확률이 높더라고요."
박스탭의 주요 판로는 종합쇼핑몰과 온라인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이다. 공영홈쇼핑 등 TV홈쇼핑에서도 꽤 재미를 봤다.
제품 출시 후 판매에 불이 붙는 데는 1년이 더 걸렸다. 인테리어 소품이 인기를 끌면서 한창때는 한 달에 1만개가 나갔다. 지금도 매월 3000개씩은 꾸준히 팔린다.
에이블루는 무공장 제조업체다. 개발과 디자인, 1차 유통은 이 대표와 5명의 직원들이 직접하고, 제품 생산과 물류는 외주를 맡긴다. 경기도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의 창업보육센터에서 모든 작업이 이뤄진다.
다음 달에는 중국 판매를 시작한다. 올 7월께는 미국, 일본시장에도 상품을 내놓는다. 양산을 늘리기 위해 미국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투자자도 모집하고 있다.
박스탭을 단순화한 전선정리함 '파워캡슐'을 개발해 지난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전기안전과 정리ㆍ수납 생활용품 관련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첫해 7억3000만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3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매출은 5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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