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일정에 국회의원 동행 불허…여당 갈등에 예비후보도 숨죽여
일단 대구 예비후보들의 분위기는 차분하다. 이 지역의 한 예비후보는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대통령 일정 가운데 시장방문 등이 없어 민심을 직접 살피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음을 시사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지역의 국회의원도 "대통령께서 공식 행사에만 참석한 후 곧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시는 것으로 안다"면서 "민심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에도 지역에서 별다른 동요가 없는 것은 청와대가 선거개입 오해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창조경제센터와 섬유박람회 등 공식행사에만 참석하면서 해당 지역 국회의원의 동행도 불허했다.
또 새누리당의 내부 갈등이 불거지면서 대통령 마케팅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살생부 파문이 벌어진지 불과 10여일 만에 친박계의 핵심인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까지 터지면서 예비후보들은 오히려 대통령과의 고리 끊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도 박 대통령의 지역 방문과 관련해 각 캠프에 선거마케팅 활용을 불허한 상태다. 각 예비후보 캠프에 따르면 대구시선관위는 예비후보가 박 대통령과 사진을 찍어도 선거운동 자료로 활용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야당 입장은 다르다. 박 대통령 방문에 작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후보들과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방문 자체만으로 지역 민심을 움직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구 수성갑 예비후보로 뛰는 김부겸 전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대구는 여느 선거 때와 달리 국민 이목을 끄는 전국적 관심 지역"이라면서 "대구 지역 경제가 매우 어려운 만큼 지역경제가 다시 한번 소생할 수 있도록 애정을 쏟아달라"고 당부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정이나 행보를 최대한 자중해달라는 우회적인 압박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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