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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절벽에 선 한국]저금리? 부채원금은 불어나고 있다

최종수정 2016.02.25 09:30 기사입력 2016.02.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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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 빚을 낼 때 가장 큰 원칙은 차곡차곡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가 궁극적으로 빚을 내 산 부동산이나 사업 등에서 이자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것입니다.

빚을 줄여나가는 데 있어 합법적인 꼼수가 하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누구도 말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빚을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채무가 많은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으로 돈의 가치가 하락하길 바라는 이유입니다.

만약 5억원짜리 집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로 3억원을 대출받았다고 치죠. 1년 동안 연 이율 3%로 이자만 갚았다고 할 때 총 부담액은 900만원입니다. 그런데 집값이 1년간 10% 뛰어 5억5000만원이 됐다면 똑같이 3억원 대출을 끼고 있어도 LTV는 54.5%로 내려갑니다. 그만큼 원금이 줄어든 겁니다.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적당히 일어나면 이같이 빚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단적인 예가 독일입니다.

1930~1950년 사이 독일의 물가상승률은 연평균 17%에 달했습니다. 이 기간 중 거의 300배나 오른 겁니다. 전후배상금으로 골치를 앓던 독일은 막대한 인플레이션 덕분에 20세기에 다른 어떤 국가보다 공공부채를 많이 줄였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국민들의 고통이 따르지만 정부로서는 인플레이션으로 부채를 줄여 재정문제를 푼 겁니다.
[빚 절벽에 선 한국]저금리? 부채원금은 불어나고 있다

가계부채가 1200조원은 넘은 상황에서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당장 나가는 이자부담이 작더라도 원금이 줄어들지 않고 때로는 자산가격 하락으로 빚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물가를 보면 우리나라는 작년 12월에 0.7%로 사상 최저를 기록한데 이어 1% 넘기가 힘겨운 상황입니다. 돈의 가치가 꿋꿋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신흥국들이 달러부채에 신음하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달러대비 자국통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원금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저물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그래서 빚이 더 무섭고 사전에 통제돼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 금융사 대출은 소구대출입니다. 내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고 상환능력이 없어 연체하게 됐을 때 집만 은행에 주고 빚을 청산하지 못합니다.

집을 팔아 채무를 다 못갚는다면 나머지 금액을 죽기 전까지 상환해야 합니다. 저물가 상황에서 노동소득도 제자리걸음인데 원금 가치가 떨어지지 않으니 더욱 힘들어지겠죠.

가능하면 빚을 줄이시고 저금리 유혹으로 빚을 내 투자에 나서는 빚테크에도 신중한 태도를 취했으면 합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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