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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릭의 재림③]'골룸'의 조상 낳은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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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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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유인원이 뼈를 하늘로 던지자 뱅글뱅글 돌던 뼈가 순간 우주선으로 바뀐다.

1960년대에 만들어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첫 장면이다.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기술의 발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큐브릭의 발상도 대단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영화 속 유인원의 모습이다. 50여년이 지난 지금 봐도 마치 진짜 유인원이 행동하는 것 마냥 자연스럽다. 컴퓨터그래픽(CG)도 없던 그 시절 큐브릭은 이 유인원을 어떻게 촬영했을까. 심지어 이 영화는 인류가 달에 착륙하기 1년 전에 만들어졌다.

공상과학영화에서 CG(컴퓨터그래픽)는 기본 뼈대나 다름없는 역할을 한다. 2005년판 킹콩도 CG로 만들어진 100% 디지털 캐릭터다. 큐브릭은 아날로그 기술과 100가지 특수효과로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촬영했다. 큐브릭은 CG 대신 고릴라 전문배우를 캐스팅했다.

영화 촬영시 댄 리히터가 썼던 유인원 탈(왼쪽), 댄 리히터(오른쪽)

영화 촬영시 댄 리히터가 썼던 유인원 탈(왼쪽), 댄 리히터(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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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전문배우 댄 리히터는 검은 털로 뒤덮인 고릴라 옷을 입고 이 장면을 촬영했다. 사람이 고릴라 옷을 입고 연기했다고 우습게보면 오산이다. 이 유인원은 CG로 만든 것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완벽주의자였던 큐브릭은 유인원을 연구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큐브릭은 댄 리히터의 움직임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분석하고 연구했다. 또 큐브릭은 진짜 유인원처럼 보이게 하기위해 인조근육까지 만들어 사용했다. 유인원 머리 움직임을 연구하는 데만 1년이 걸렸다고 한다. 실제로 촬영에 사용된 의상은 피부와 털 하나하나가 진짜 살아있는 유인원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스페이스 오디세이 댄 리히터의 계보는 영국배우 앤디 서키스로 이어진다.

사진=유투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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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지의 제왕' 골룸으로 잘 알려진 앤디 서키스는 영화 '킹콩'에서 킹콩,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에서 유인원 시저 역을 연기했다. 물론 60년대처럼 고릴라 의상을 직접 입은 것은 아니다. 앤디 서키스는 모션캡처를 연기했다. 모션캡처는 배우의 얼굴과 몸에 센서를 달아 움직임을 인식해 영화 속에서 재현하는 기술이다. 앤디 서키스가 고릴라를 연기하면 그 위에 CG로 고릴라 의상을 입히는 셈이다.

앤디 서키스는 모션캡처 영역에서도 명배우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혹성탈출에서 모션캡처 연기로 시저의 섬세한 감정선을 보여줬다. 그는 시저역으로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 비르투오소상까지 수상했다.

일각에서는 분장의 힘을 빌린 연기일 뿐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댄 리히터나 앤디 서키스가 없었다면 유인원들의 섬세한 감정연기도 없었을 것이고, 영화사에 남을 명장면도 없었을 지도 모른다. "모션캡처 연기는 다른 연기와 다르지 않다. 연기는 연기다" 앤디 서키스가 남긴 말이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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