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담배, TV, 휴대폰, 공공요금 등 경기비(非)민간상품의 근원인플레이션에 대한 기여율이 확대되면서 경기와 물가간의 관계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인플레이션이란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 중 일시적 공급충격의 영향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지표다. 즉 농산물과 국제원자재가격 변화 등 중앙은행이 개입해서 통제할 수 없는 일시적·단기적인 물가 충격요인을 제외한 뒤 산출하는, 장기적·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근원물가지수 구성품목 중 경기민감품목의 비중은 56%, 경기비민감품목의 비중은 44%를 나타냈으며 이중 경기민감품목의 가격은 GDP갭의 움직임과 밀접한 연관성을 유지했다. 경기민감품목에서 개인서비스가 44.6%로 절반가량 차지했고 공업제품(23.8%), 집세(18.6%)도 비중이 컸다. 전·월세 등의 집세와 자장면, 소파, 수입 쇠고기, 학원비 등이 경기민감품목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최근 경기와 물가 간 괴리 현상은 경기비민감품목의 영향력이 확대된데 주로 기인했다"며 "근원물가에 대한 경기비민감품목의 기여율은 2001~2011년 30% 수준에서 지난해 60%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경기비민감품목 중 공업제품은 글로벌 경쟁의 심화, 수입물가 영향, 담뱃값 인상 등으로 변동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또 공공요금, 축산물은 무상급식 및 보육제도, 한우 수급조절 정책 등 정부 정책으로 경기 역행적 움직임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박성하 과장은 "글로벌화 진전 등으로 공업제품 등의 가격하락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공요금 등 경기비민감품목의 비중이 중장기적으로 높이지면서 물가에서 해외요인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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