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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 들어선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최종수정 2016.01.04 15:17 기사입력 2016.01.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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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500조원이 넘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새 사령탑으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낙점, 4일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지난해 8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복지부 장관에서 물러난 지 4개월여 만이다. 사실상 경질된 전직 장관이, 그것도 불과 4개월여만에 산하기관장으로 복귀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4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노동조합(전국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은 이날 오전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 사옥에서 문 이사장에 대한 출근저지 투쟁을 벌였다.

국민연금노조는 이날 운영위원회를 열고 '문형표 이사장 임명 불인정' 투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복지부 등 방역당국 직원 10여명의 징계가 예고된 상태다. 감사원은 이같은 내용의 감사결과를 조만간 발표한다. 메르스 유행 당시 방역 수장을 맡았던 문 장관은 이번 징계에서 비켜간데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금의환향하는 모양새여서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다.
특히 최광 전 이사장과 마찬가지로 복지부 장관까지 지낸 인사가 산하기관장으로 취임한 것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복지부 장관 출신인 최 전 이사장도 복지부 반대에도 단독으로 홍완선 기금이사의 비연임을 결정해 '월권논란' 끝에 물러났다.

문 이사장이 출발부터 부적격 논란에 휩싸이면서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당분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 이사장은 지난 1989년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연금 전문가로 활동했다. 문 이사장이 2013년12월 복지부 장관에 임명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그는 지난해 기초연금 도입을 위한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복지부 장관 당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마련하도록 지시, 국민연금기금 공사화의 초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연금 전문가인 문 이사장의 아킬레스건은 역시 메르스. 그는 장관시설 위기관리 능력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더욱이 연금공사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 문 이사장이 반대 여론을 보듬을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에선 공사화에 대해 "국민의 노후자금이 투기로 사용될 수 있다"며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연금 소관 상임위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야당에서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어 19대 국회에선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 추진이 사실상 어렵다.

이에 따라 문 이사장이 오는 4월 총선 이후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기금운용본부의 조직 역량을 강화하고 기금운용의 전문성, 중립성 및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며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로 선진화된 투자와 운용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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