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값 외에 배달ㆍ임대ㆍ인건비…다 빼면 남는 것 없어"
-'살아있는 닭'과 '거실까지 배달되는 치킨' 가격 差 비난은 무리 아닌가"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매장 운영비는 생각 안하나요? 인건비랑 임대료는요? 단순히 생닭 가격만으로 치킨값이 비싸다고 매도해 씁쓸합니다."
30일 대방동에 있는 A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는 "1만5000원에 치킨을 팔아도 우리 부부 인건비도 안 나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하림에서 갖고 오는 생닭 가격과 배달비만 해도 제품 가격의 절반 가까이 된다"면서 "무조건 산지 닭 가격과 비교해 치킨값이 비싸다고 하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치킨업계도 할 말은 있다. 단순히 생닭 가격만 따져서 치킨업계가 폭리를 취하고 있는 듯이 비춰지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아시아경제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3곳을 취재해 종합한 결과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업체들이 구입하는 1Kg 닭 한 마리 가격은 평균 4000원대 후반~5000원대 수준이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원가는 영업기밀로 정확히 공개할 순 없지만 프랜차이즈에서는 대부분 10호 닭을 쓴다"며 "가격은 4000원대 후반"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100g당 1호로 닭 중량을 매기는데 10호는 951~1051g 사이에 있는 닭을 말한다. 삼계탕 집에서 먹는 닭은 6호, 닭볶음탕용은 13호 등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가 치킨 한 마리 팔아서 가져가는 돈은 3000원 내외"라고 귀띔했다. 여기에서 임대료와 인건비를 빼면 순수입은 훨씬 적어진다.
B치킨 프랜차이즈 점주 한모씨는 "하루에 치킨 30마리씩은 팔아야 이윤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23㎡(7평) 남짓한 한씨의 매장 월 임대료는 100만원. 이를 30일로 나 누면 하루 임대료는 3만원이다. 치킨 10마리를 팔아서 임대료로 내고, 나머지 20마리에 해당하는 순수입이 한씨의 인건비인 셈이다. 이를 역산하면 6만원씩 30일, 180만원이 한씨가 가져가는 순수입이다. 한씨는 "이미 이 골목에만 치킨집이 네댓 개 있어서 주문이 늘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임대료가 오르지 않기만 바랄뿐"이라고 한숨지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여름철 수요가 많을 때에는 산지 닭 가격이 1Kg당 3000원까지 올라간다"며 "비수기에는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1000원대로 떨어지는 건데 산지 가격이 올랐을 때에는 아무 말이 없다가 떨어질 때에만 업계를 매도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