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 헌신짝처럼 버리는 건 무책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기업이나 상품이 이름을 자주 바꾼다면 그건 망하는 지름길이죠. 헌데 정당은 이름을 내버려도 망하지 않아요. 참 이상합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자신의 SNS에 "새누리당이라는 이름이 어떻게 될까봐 노심초사다. 그 이름이 세상을 하직한다면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할 것이다"는 내용의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조 본부장은 2012년 한나라당을 새누리당으로 바꾸는데 산파역할을 했었다.
조 본부장은 29일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명을 바꾼다는 것은 과감한 혁신으로 뜯어고치겠다는 의미"라면서 "야당이 불과 2년도 안 돼 자신의 이름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모습을 보면 혁신 보다는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1년 이상 여의도를 떠난 동안 그가 바라본 정치권의 모습은 어떨까. 조 본부장은 "지금은 여의도 전체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가 내세운 혁신은 오히려 정치권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무기가 됐다. 이 때문에 조 본부장은 "혁신을 우습게 만들어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7·30 재보선을 앞두고 '혁신작렬'이라는 파격적인 구호를 선보여 유권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여당은 전국 15개 선거구에서 11곳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내년 총선 승리가 그에게 주어진 절대적 과제지만, 조 본부장은 선거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야당이 잘못하면 여당이 반사이익을 얻는 게 아니라 같이 잘못한 것처럼 보인다"면서 "새누리당이 혁신을 통해 변화를 보이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홍보본부장이 아닌 민심본부장이 되겠다"고도 했다. 그는 "기득권을 깨는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민심을 전달해 당을 울리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본부장은 현실정치에 미련은 없을까. 그는 "의원배지를 달아야 정치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냐"며 총선 출마 가능성을 단칼에 잘랐다. 배지 없이도 정치할 수 있다는 반골 기질을 엿볼 수 있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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