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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단일 분자에서 두 개의 빛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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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연구팀 개발, TV·바이오·광통신 등에 응용가능

▲그래핀·백금 포르피린 복합 소재와 단일 백금 포르피린에서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이 나오는 도식도와 실제 측정 결과.[사진제공=카이스트]

▲그래핀·백금 포르피린 복합 소재와 단일 백금 포르피린에서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이 나오는 도식도와 실제 측정 결과.[사진제공=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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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하나의 분자로 두 개의 빛을 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이번 기술을 응용하면 TV 디스플레이 제품의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카이스트(KAIST, 총장 강성모) 신소재공학과 김보현, 전석우 교수 연구팀이 그래핀을 이용해 단일 분자에서 두 가지 빛을 번갈아 발현하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기술은 고화질(HD) TV 등의 디스플레이 제품과 바이오, 광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활용이 가능합니다.
모든 물질이 빛을 내는 원리는 같습니다. 바닥상태에 있던 전자가 에너지를 받아 들뜬 상태로 올라간 뒤 다시 안정적인 바닥상태로 돌아가면서 얻었던 에너지를 열에너지나 빛에너지로 돌려주는 원리입니다. 이때 빛에너지로의 전환 비율이 열에너지보다 높으면 흔히 보는 디스플레이 화면이 되는 것이죠.

들뜬 전자가 빛을 낼 때 높은 에너지 상태로 올라갔다가 바로 떨어지는 것을 형광, 좀 더 낮은 에너지 상태로 이동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것을 인광이라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양자역학과 광화학적 조건 때문에 에너지가 다른 두개의 빛을 단일 분자에서 번갈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습니다. 한번 낮은 에너지 상태로 이동한 전자가 외부 자극 없이 다시 높은 곳으로 되돌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 빛이 필요한 디스플레이는 각각의 빛을 내는 소자나 빛을 걸러주는 필터가 필요합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그래핀과 포르피린이라는 두 물질을 샌드위치 쌓듯이 번갈아 적층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강한 인광을 내는 포르피린을 그래핀 위에 얇게 올리면 그래핀 플라즈몬(빛에 의한 전자의 집단 진동)과 포르피린의 공명에 의해 형광이 강하게 발현되고 더불어 인광도 동시에 증폭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죠.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그래핀과 백금 포르피린 복합체가 기존의 백금 포르피린에 비해 형광은 최대 29배, 인광은 최대 7배 이상 증폭되는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또 그래핀 층 숫자를 조절해 빛의 세기 증가, 형광과 인광의 발광 비율 조절 등이 가능함을 증명했습니다.

유연한 그래핀과 포르피린 복합체를 이용하면 단일 분자로도 두 개 이상의 색을 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의 유연성, 회로 효율 등이 매우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TV 안에 각각의 색을 내기 위한 물질의 숫자를 절반 이상 줄임으로써 소자를 단순화하고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이죠.

연구팀은 이 기술이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광통신 분야에 사용되는 레이저 기술, 포르피린과 혈액 내 금속의 결합을 색으로 발현시켜 신체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바이오 기술 등에도 접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교수는 "이번 기술을 통해 인광 물질인 백금 포르피린에서 형광이 강하게 증폭되게 할 수 있다"며 "이는 단일 발광 소재에서는 한 종류의 빛만 발현 가능하다는 이론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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