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10일 노동자협의회와 기본급 0.5% 인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임금협상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70.3% 찬성률로 최종 가결됐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9일 조선업종 공동파업이 예정돼 있던 데다가 최근 지속으로 업계 전체가 경영위기에 처한 상황"이라며 "최근 경영위기를 극복하려면 노사안정이 필수라는 공감대를 갖고 상호 조금씩 양보해 합의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삼성중공업 노사의 임단협 타결이 조선 빅3 중 나머지 두 곳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아직까지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양사는 지난 9일 1차 공동파업에 이어 오는 17일 2차 공동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현대중공업이 이번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만큼 임단협 역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대우조선해양의 협상 결과에 따라 현대중공업 역시 협상의 가닥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매 분기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무리한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는 것은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이라며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높은 찬성률로 기본급 0.5% 인상을 받아들이면서 경쟁사 노조도 막무가내 임금인상 요구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해양플랜트 수주 과정에서 저가 수주와 공기 지연 등으로 지난 2분기에 약 4조7000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 때문에 각 사 모두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동결'을 제시했지만, 노조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연대파업으로까지 이어졌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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