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총괄회장이 구축해 온 롯데그룹은 ▲창업주의 만기친람 경영 ▲일본식 보수적 경영 ▲'거화취실(去華就實ㆍ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을 배제하고 내실을 지향한다)'의 은둔경영 ▲비상장 중심의 복잡한 지배구조 ▲가족 및 오너일가 중심의 폐쇄적 경영 ▲식음료ㆍ유통ㆍ호텔 등 생활문화중심 등으로 요약된다. 지금까지 롯데그룹이 성장해 온 것을 보면 이른바 신격호식 경영이 실패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신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일부 친족들이 대화록과 해임지시서 등을 공개하면서 신 회장을 향해 공세를 펼친 무기는 바로 역린을 거스르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창업주의 창업정신과 경영철학 등을 그대로 받들어 그룹을 경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도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듯 부친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전날 회견에서 "저는 아버지를 많이 존경하고 있습니다"고 했지만 오락가락 행보에 대해서는 비판이 많다. 신 회장은 지난달 15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직후 주재한 사장단 회의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뜻을 받들어 한국과 일본의 롯데사업을 모두 책임지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는 한편 리더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며 자신의 한국ㆍ일본 롯데 동시 장악이 '아버지의 뜻'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신 총괄회장이 국내 방송을 통해 "제가 둘째아들 신동빈을 한국 롯데 회장, 한국 롯데홀딩스 대표(일본 롯데홀딩스를 잘못 말한 것으로 보임)로 임명한 적이 없다. 롯데그룹을 키워온 아버지인 저를 배제하려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고 용서할 수도 없다"고 밝힌 것. 그러자 신 회장 측이 롯데그룹은 "고령의 신 총괄회장을 이용해 왜곡되고 법적 효력도 없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으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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