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한국 경영에서도 손 떼나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되면서 국내 경영 일선에서도 완전히 물러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신 총괄회장의 경영적 판단이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차남인 신동빈 회장 중심의 경영권 재편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28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되고,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사안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독립적인 의결사항이며, 한국의 사업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못박았다.
앞서 신격호 총괄회장은 27일 친족 5명과 전세기 편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이사 부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했다. 94세의 고령으로 거동과 말이 불편한 신 총괄회장의 일본행은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이튿날 긴급이사회를 소집, 이사 해임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이사회를 통해 신 총괄회장을 해임했다.

"이번 사안은 한국 사업과 관련이 없다"는 그룹 측 입장과는 달리,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신 총괄회장이 한국 롯데 경영에서도 손을 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번 일로 그가 경영 및 후계구도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 외부에 드러나게 됐기 때문이다. '명예회장' 이라는 명목상 직함을 유지하면서 당분간 국내외 사안에 대해 보고만 받고, 주요 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의사결정이나 판단은 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여일 전까만 해도 차남인 신동빈 회장 편에 서서 그를 롯데홀딩스 대표로 선임하는 등 밀어주는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그룹 부회장과 손잡은 셈"이라면서 "사실상 신격호 총괄회장은 판단이 불가능한 상황이고, 주변 인물들의 후계 경쟁 구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만큼 고령인 신 총괄회장이 현재 의사결정을 하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경영권이 동주, 동빈 두 형제 중 어느쪽으로 완전히 기울지는 미지수다. 지분구조 상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광윤사(光潤社)로, 롯데홀딩스 지분 27.65%를 갖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19.1%,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은 이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지분 대부분은 신 총괄회장이 가졌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우 동주, 동빈 두 형제가 각각 주식을 20% 안팎의 비슷한 비율로 갖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홀딩스 지분율은 28% 정도로 두 아들보다 높다. 그의 선택에 따라 롯데그룹 후계 구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두 형제는 롯데홀딩스를 통해 호텔롯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 지분은 전혀 없다.

한국 롯데의 다른 주요 계열사에서도 두 형제의 지분 격차는 크지 않다. 한국 롯데쇼핑의 신 회장 지분율은 13.46%, 신 전 부회장 지분율은 13.45%다. 올해 초 기준 공시를 기준으로 두 형제의 지분율은 롯데제과 신동빈 5.34%·신동주 3.92%, 롯데칠성 신동빈 5.71%·신동주 2.83%, 롯데푸드 신동빈 1.96%·신동주 1.96%, 롯데상사 신동빈 8.4%·신동주 8.03%, 롯데건설 신동빈 0.59%·신동주 0.37% 등이다.

이번에 신 총괄회장이 첫째 부인 사이의 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과 함께 일본으로 넘어갔다는 점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시사한다. 신영자 사장은 롯데쇼핑·롯데칠성·롯데푸드·롯데제과 등의 지분 1∼2% 를 갖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손잡고 신동빈 회장에 맞설 경우 경쟁은 격화될 수 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우원식,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추미애 탈락 이변

    #국내이슈

  •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해외이슈

  •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포토PICK

  •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