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版 '소유의 종말', 장기렌터카와 카셰어링의 사회
# 지방에서 근무하는 오용진씨(42세)는 주말에 서울에 올라오면 차가 없어 느꼈던 불편함을 카셰어링으로 해소했다. 평소 근무시에 회사차를 이용하는 그는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러워 서울에 올라올 때는 항상 기차를 이용한다. 대신 주말 동안 가족들과 지내면서 차가 없어 불편한 점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러나 최근에 카셰어링 서비스를 통해 필요한 만큼만 차를 이용할 수 있어 이런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롯데렌터카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으로 신차 장기렌터카 고객은 2만6059명으로 2010년(1689명) 대비 15배 이상 성장했다.
과거에는 대기업 및 대형법인, 정부기관들이 주로 이용했던 장기렌터카는 최근 몇 년간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및 개인에게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개인고객 비중은 2011년 말 기준으로 전체 이용건수 중 9.5%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26.2%로 확대됐고 올해 3월에는 26.9%까지 상승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렌터카 시장은 연평균 13% 성장했다. 이는 신차 판매시장 성장률인 4.2%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다. 2013년 기준 국내 등록된 신차 154만대 중 렌터카는 12만대로 신차 판매의 7.4%를 차지한다.
또한 이용 후 계약 종료 시에는 타던 차량을 인수할 수 있으며 상ㆍ하반기 자동차세 납부 및 매년 갱신해야 하는 자동차 보험 선택 등의 번거로운 과정도 월 대여료 납입으로 간편하게 해결된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대여료 비용처리가 가능한 데다 정기적인 정비 서비스로 차량관리 부담까지 덜 수 있다.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신속한 보험대차 서비스 제공은 물론, 보험료 인상 걱정도 없다. 일반 개인이 소유할 수 없던 LPG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수입차도 장기 렌터카를 이용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롯데렌터카의 개인 수입차 장기 렌터카 비중은 2011년 0.56%에서 2014년 8.4%로, 연평균 316%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4월에는 10%로 올라섰다. 월 이용료에 차량 취득에 관련된 세금 일체를 비롯한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을 뿐 아니라 할부 및 리스 대비 낮은 이자율과 고정된 보험료가 수입차 장기 렌터카의 강점으로 꼽힌다.
장기 렌터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짧은 시간에 원하는 만큼만 이용할 수 있는 카셰어링(차량공유서비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카셰어링은 최소 30분부터 10분 단위 또는 1일 단위 이상까지 차를 빌려 쓰는 서비스다. 해당업체에 회원 가입을 하고 온라인이나 스마트폰 앱으로 지정된 주변 차고지의 차량을 검색해 원하는 시간만큼 예약해 이용한 후 반납하면 된다. 일반 렌터카와 차이점은 이용시간이 일반 렌터카의 경우 24시간 단위이나 카셰어링은 10분 단위이고 대여장소가 일반 렌터카는 지정 영업소인데 반해 카셰어링은 시내 곳곳에 다수의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계약방식 역시 일반 렌터카는 매회 계약을 해야 하지만 카셰어링은 최초 가입 후 예약제로 운영된다. 카셰어링은 일반 렌터카와는 달리 무인으로 대여가 진행된다.
롯데렌터카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렌터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이유"라면서 "소유 의지가 강한 '오너' 드라이버에서 사용 중심의 '유저' 드라이버로 의식이 바뀌면서 렌터카의 경제성 및 편리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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