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맞춘 듯이 영국이 3월12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에 참여한다고 선언하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선진국들도 그 뒤를 따랐다. 중국이 주도하는 AIIB 설립에 참여를 선언한 국가가 기대 이상으로 늘어났다.
평균 환율로 보면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0조3933억달러에 달한다. 이처럼 큰 경제가 글로벌 침체에도 7.4% 성장했다는 것은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될 만하다. 하지만 과거 10% 이상의 성장과 비교돼 중국 경제가 추락한다고 우려한다.
7년 전엔 하반기에 조정한 성장률이 연초 발표보다 크게 높아 비난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현상도 없다. 2007년 중국 정부가 연초에 발표한 GDP 증가율은 11.4%이지만 통계연감에 수록된 수치는 2.8%포인트가 늘어난 14.2%다. 2010년부터 0.1%포인트를 가감하다가 2013년에는 연초 발표치를 그대로 두었다. 그런데 31개 성급 지역총생산(GRP) 증가율을 보면 뭔가 이상하다. 2013년 31개 지역의 GRP 총액은 10조3000억달러를 넘는다. 중국 전체 GDP보다 1조달러가 많다. 또 당해 전체 경제 성장률 7.7%보다 낮은 지역은 하나도 없다. 10% 이상을 기록한 지역이 절반에 달한다.
중국 정부도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어디에 쓸지 고민이다. 결국은 해외진출에 쓰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이 난 듯하다. 지난해 중국이 해외직접투자(금융부문 제외)에 사용한 금액은 1029억달러로 최근 3년간 증가율은 19.6%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처음으로 해외직접투자 금액이 FDI 유치 금액을 넘어설 수도 있다.
AIIB와 일대일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중국은 거대한 외환보유액을 기반으로 기업을 앞세워 해외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다. 우리는 글로벌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에 대비하고 국내시장을 방어해야 하는 절박한 시점에 왔다. 자기 살을 깎는 경쟁은 양측에 피해를 준다. 중국과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먼저 할 일은 중국 정부의 의도와 기업의 움직임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