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본·대출금 늘어…신한銀 상반기 지점 3곳 추가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베트남 하노이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신한베트남은행 박닌지점은 진출 3년 만에 박닌성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영업점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 효과'를 톡톡히 누린 덕분이다. 박닌성은 삼성전자 제1공장이 위치한 곳으로, 2009년부터 1억2000만대 규모의 휴대폰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신한베트남은행 박닌지점의 자산은 지난 2월 말 기준 6억4000만달러, 대출금은 1억2000만달러에 이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베트남이 '포스트차이나'로 자리매김하면서 국내 은행들의 공략이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대기업들이 중국에 이어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기지로 활용하면서다. 이들 대기업을 따라 약 300곳의 협력업체들까지 진출하면서 금융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주인공은 2009년 법인으로 전환한 신한베트남은행. 지난 1년간 총자산이 13억9700만달러에서 18억7300만달러, 대출금은 6억8100만달러에서 8억5900만달러로 늘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달 19일 개점한 호찌민 내 안동지점을 포함해 현재 11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연내 북부 하이퐁과 타이응웬, 하노이 팜흥 등 지점 3곳이 추가된다. 하이퐁 지역은 LG전자의 생산기지 이전이 예정돼 있다. LG전자는 약 80만㎡(24만2000평) 규모의 '하이퐁 캠퍼스'를 조성해 2028년까지 약 15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타이응웬에는 삼성전자가 20억달러를 투자한 제2휴대폰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도 베트남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1997년 베트남 하노이지점, 2006년에 호찌민 지점을 개점해 약 6억달러의 자산 규모로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법인 설립을 위한 신청절차를 마무리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법인으로 전환이 되면 투자금이 더 늘어나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가능하다"며 "향후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대기업의 직접적인 금융 수요부터 협력업체 종업원들의 급여 관리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달 말 호찌민 지점 개점을 앞두고 있는 하나은행은 같은 그룹 내 외환은행의 하노이 지점과 함께 공동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또 호찌민을 포함한 남부지역에 1800여개의 한국 기업들이 포진해 있어 이들을 상대로 영업전략을 짜는 동시에 대기업들의 베트남 투자 강화 기조에도 기대감을 갖고 있다.
호찌민 현지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신규 시설 확대 등 수요에 대비해 기업대출을 제공하는 등 우량 자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대기업들과 함께 들어올 300여개의 중소 협력체들을 대상으로도 예금, 대출, 외환 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NH농협은행도 하노이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인가 신청을 최근 마무리 지었다. 비료사업 등 범 농협차원의 경제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한편 지난해 말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은행은 총 10곳으로 신한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두 곳이 현지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법인을 제외하고 개설된 국내은행의 현지 지점은 7개, 사무소는 8개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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