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원정 쇼핑 열풍은 지난 춘제(설·2월 18~24일) 연휴 기간 절정에 달했다. 지난해 보다 10% 많은 519만명의 중국인들이 춘제 기간 해외여행을 떠나 쇼핑을 즐겼다.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표현을 빌리면 중국인들에게 해외여행이란 해외 쇼핑을 위해 여행하는 것이 돼 버렸을 정도다.
중국인들이 특히 일본에서 비데를 싹쓸이 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중국 비데 제조업체인 시안 산화랑치(西安 三花良治)는 자국산 제품이 일본제 보다 기능이 떨어질 게 없다며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 홍보에 열을 올렸다.
중국인들이 일본에 많이 구매한 일부 비데 제품은 일본 브랜드를 달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생산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언론들은 외국에서 파는 물건이 더 좋을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막연한 인식을 비난하며 중국산 제품이 외면받는 이유를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포브스는 중국인들이 왜 '세계의 공장' 중국을 놔두고 굳이 멀리 가서 제품을 구매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따져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가격이다. 아무리 중국에서 만들어진 일본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중국인이 중국에서 사려면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일본에서 사면 면세 혜택이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 살 때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다.
두 번째는 일본 소비자들이 중국인들 보다 깐깐하기 때문에 일본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더 높은 평가 기준을 통과해 안전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다. 그동안 많은 중국 기업들이 좋은 품질 보다 낮은 가격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생산해 온 탓에 품질 좋은 제품을 찾는 중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포브스는 대표적인 예로 중국산 분유의 품질을 꼽으며 2008년 멜라닌 분유 파동으로 중국인들 사이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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