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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기회의 문 넓힌 한중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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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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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 유럽인들은 마르코 폴로가 쓴 '동방견문록'을 믿지 않았다. 수백만이나 되는 식의 과장된 표현이 많았고 숯처럼 타는 검은 돌(석탄), 줄무늬 사자(호랑이) 같은 신비한 얘기가 담겼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가 임종을 맞을 때 주위에서 거짓말한 것을 참회하라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동반견문록은 콜럼버스에게 대항해의 꿈을 심어줬고 신대륙 발견으로 이어져 인류사의 전환점이 됐다.

동방견문록에서 '풍요의 나라'로 묘사된 중국은 19세기 쇠락의 역사를 거쳐 지금은 세계의 중심을 꿈꾸고 있다(中國夢). 개혁개방 30여년간 연 10%가 넘는 고도성장을 이뤘고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명실상부 주요 2개국(G2)이 됐다. 인구 13억명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7000달러에 이르는 중국은 2020년에는 1만달러, 2030년 2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중국이 우리에게 성큼 다가왔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해 11월 실질적 타결이 선언된 데 이어 협정문안을 확정하는 가서명이 완료됨으로써 세부사항이 공개됐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FTA에 대해 중국 진출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정보부재로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기업 3곳 중 2곳은 한중 FTA 활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가서명을 통해 협상내용이 공개됨으로써 FTA로 인한 실체적 이익을 확인하고 중국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FTA는 기존 통상의 틀을 완전히 바꿔놓으면서 한국 경제에 활로를 열어줬다. 세계경제 침체, 엔화약세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무역규모가 4년 연속 1조달러를 넘어선 데는 FTA의 힘이 컸다. 실제 FTA 발효국에 대한 수출증가율은 7%로 전체 수출증가율 2.4%를 크게 앞질렀다.
더욱이 한중 FTA는 경쟁국에 앞서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부상하는 중국시장을 선점함으로써 대중수출 및 투자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크다.

중국의 소득증가와 내수시장 확대에 따라 우리가 강점을 가진 중소형 생활가전, 의료기기, 기능성 의류 등 소비재 품목의 관세를 철폐ㆍ인하했고, 중국 농수산품의 92.8%가 개방돼 우리 농수산식품의 대중 수출확대의 전기도 마련됐다.

또한 우리 업계가 대중 비즈니스의 애로사항으로 지적해온 통관, 인증, 지재권 등 비관세장벽과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전체 교역 가운데 FTA 발효국과의 교역은 38.8%이지만 중국과 FTA가 발효되면 FTA 교역 비중은 60.2%로 확대돼 FTA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적 효과는 물론 비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중 FTA는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면서 제도화하는 것은 물론 문화와 인적 교류 확대, 한반도 평화안보 증진, 동아시아 경제통합 등 우리의 전략적 입지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중 FTA 협상이 농업분야 보호에 치중해 공산품분야에서 실익이 별로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가 간 협상에서 어느 한쪽만 이득을 볼 수는 없다. 농산물의 민감성 보호는 불가피하다. FTA를 통해 두 나라 경제 모두에 플러스가 될 수 있다면 성공한 FTA로 봐야 한다.

꿈은 기대와 희망을 갖게 한다. 한중 FTA는 기회이지만 결실은 우리의 노력에 달려있다. 그간 우리 기업인들이 보여준 '도전정신'을 살려 창조적 발상으로 한중 경제 재도약의 꿈을 이루어주길 바란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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