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덕수는 무조건적 희생으로 가족을 위해, 더 크게 생각하면 국가 발전에 노심초사하며 그 시대를 묵묵히 살아냈던 우리들의 아버지 모습에 다름 아니다. '이제 이 집의 가장은 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가족들을 잘 지켜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물설고 말도 통하지 않는 이국만리 타향에서, 자신이 아닌 오로지 가족의 안위만을 위해 묵묵히 희생으로 견디어온 덕수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새삼 자신들의 아버지를 보며, 가족의 소중함에 눈시울을 적시는 것이리라.
기술, 자본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맨바닥에서 시작해 오직 국민에게 값싸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일념으로 원전을 건설해 '이제 국민들에게 값싸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매진하거라'며 외쳤던 원자력발전소는 바로 '국제시장'의 덕수가 아니던가.
우리나라에서 원자력발전은 수십 년간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통해 산업발전의 밑거름이 되어왔다는 것에 이견은 없으리라. 그러나 우리는 가끔 원자력발전소가 어느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국민 혈세로 지어지는 국민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월성1호기의 계속운전 논란과 관련, 국민의 자산인 원전을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 좋을 것인가라는 균형감 있고 성숙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이 같은 노력으로 월성1호기는 중수로 원전의 종주국인 캐나다와 원전 거대시장인 중국에까지 운영, 정비 및 설비개선 기술을 수출하는 등 '세계 중수로원전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최근엔 미국, 일본 및 EU 등의 원전 안전요건을 총망라한 스트레스테스트에서도 세계 최고 안전수준을 확보한 건강한 발전소임을 확인했다.
우리는 위험을 과장하는 비전문가들의 의견이나 여론에 편승한 감성적 접근에 의해 그릇된 판단이 내려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가의 소중한 자산인 월성1호기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전력공급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조병옥 한국수력원자력 품질안전본부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