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파리 중심부에 있는 주간지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 사무실에 총과 로켓포 등으로 무장하고 복면을 쓴 괴한들이 침입, 총기를 무차별 난사했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은 방송 인터뷰에서 "검은 두건을 쓴 괴한들이 총을 들고 (주간지) 건물에 들어가는 것을 봤다"며 "몇 분 뒤에 총소리가 연달아 들렸고 괴한들은 달아났다"고 말했다. 일부 주간지 기자들은 지붕으로 도망쳤다고 현지 방송은 전했다.
파리 경찰은 이 과정에서 샤를리 엡도 직원 10명과 경찰 2명 등 총 1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8명의 부상자 중 4명도 생명이 위독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이 주간지는 2011년 이슬람교 풍자 만평을 실은 뒤 테러 위협을 받아왔으며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2012년에도 무함마드 누드를 묘사한 만평을 게재했다가 이슬람 단체로부터 명예훼손으로 제소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주간지는 표현의 자유를 지키겠다며 이에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행된 이번 주 커버스토리에서도 프랑스 인기 작기 미셸 우엘베크의 새 소설 '복종(Soumission)'을 다뤘다. 이 소설은 직장 내 여성 고용을 금지하는 무슬림 대통령과 이슬람 정당이 지배하는 미래 프랑스를 묘사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총격전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신문과 표현의 자유, 언론인에 대한 무자비한 만행이 벌어졌다"면서 지난 수 주간 파리에서 여러 건의 테러가 무산됐다고 밝혔다.
사건 직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어떤 경우에도 이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파리의 주간지 샤를리 엡도 사무실에서 12명이 사망한 끔찍한 총격 사건을 강하게 비난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은 이번 사건을 추적하는 데 프랑스와 긴밀하게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도 "대단히 충격적이고, 정당화될 수 없는 무자비한 범죄 행위"라면서 "이처럼 비열한 공격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반 사무총장은 또 "이런 끔찍한 공격은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것으로, 우리는 그런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면서 "전 세계가 단결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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