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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은 식사중…식당가가 먹여살리는 유통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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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부진 패션잡화 매장 바꿔
세계 유명음식점 한데모아 인기
타임스퀘어 등 매출 40%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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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반포 센트럴시티 파미에스테이션 개점일. 이곳에서는 그동안 대형 쇼핑몰에서 보지 못했던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식 뷔페 '올반' 앞에서 고객들이 30m 이상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직원에게 대기 시간을 묻자 "최소 두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예약이 내년 2월 까지 꽉 찼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곳에 위치한 다른 음식점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 시각, 같은 공간에 위치한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2층 해외 브랜드 매장은 세일에도 불구 고객들이 여유 있게 쇼핑을 하고 있었다.

요즘 국내 백화점과 대형복합쇼핑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과거 백화점과 대형복합쇼핑몰 등 유통매장의 핵심은 '패션'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먹거리가 패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매출 견인차 역할이 '멋'에서 '맛'으로 바뀌는 '주객전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과거 옷을 사러온 쇼핑객을 위한 편의시설에 불과했던 식당가가 대형 쇼핑몰의 핵심 콘텐츠가 됐다. 백화점에 옷을 사러가는 것이 아니라 밥을 먹으로 간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다. 실제 백화점이나 몰의 경우 식당가가 매출 증가에 막대한 영향을 주면서 경제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갤러리아명품관은 2012년 10월 '고메이494'가 들어선 후 식품관 매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 2012년 기준 7.6%에 불과했던 식품관 비중은 2013년 9.5%, 2014년 10% 등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식품관 인기로 고객숫자도 증가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식당가 인기가 집객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명품관 집객수는 2012년 3% 증가에 그쳤으나 식품관 리뉴얼 이후인 2013년 18%, 올해는 7% 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패션 매출이 2011년 15.2%, 2012년 5.1%, 2013년 0.9%로 급감한 반면 식품 부문은 2011년 7.1%에서 지난해 12.4%로 늘었다. 매출 비중에서도 이런 경향은 뚜렷하다. 신세계백화점 패션 매출 비중은 2009년 44.8%에서 올해 10월 말 39.7%로 줄었다. 같은 기간 식품 매출 비중은 13.5%에서 14.7%로 올랐다. 신세계 관계자는 "맛집의 고객 모집 효과 때문에 다른 업종에서도 이득을 본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의 대형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의 경우 식품 매출 비중이 2009년 35%에서 올해 10월 말 현재 약 40%로 올랐다. 지난 11월 문을 연 잠실 롯데월드몰과 삼성동 코엑스몰도 식음료 매출이 총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사정이 이렇자 백화점과 대형복합쇼핑몰은 매출이 부진한 패션ㆍ잡화 매장을 식품 매장으로 바꾸고 있다. 지난달 재오픈한 코엑스몰의 경우 레스토랑, 카페, 푸드코트 등 식당가 점포수가 100개로 전체 300개 점포중 30%에 달한다.

용산 현대아이파크몰도 5년 전 58.7%(64개 매장)이던 식품 매장 비중이 올해 10월 말 현재 76.4%(81개)로 크게 늘었다. 패션 관련 매장 비중은 38.5%(42개)에서 23.6%(25개)로 줄었다. 반포 센트럴시티가 100여억원을 투자해 리모델링한 파미에스테이션은 1만4800㎡ 공간에 전세계 10개 나라 음식을 만드는 식당 31곳을 새롭게 열었다.

이처럼 식당가의 역전 원인은 국내는 물론 세계 유명 음식점을 한데 모은 풍부한 콘텐츠에 있다. 국내 서래마을, 홍대, 이태원 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 외국에서나 볼 수 있는 컨텐츠 구성이 풍부해졌다. 수플레 오믈렛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라 메르 풀라르'가 국내 최초로 들어왔고, 스테이크전문점 '이사벨 더 부처'와 청담동 파스타로 인기를 끈 '콩부인', 한식뷔페 '올반', 홍대 함박스테이크 맛집 '구슬함박' 등 서울의 유명 맛집을 대표 선수로 내세웠다.

코엑스몰에도 '테이스팅 룸', '버거비', '스페인 클럽' 등 유명 맛집이 들어섰다. 제2 롯데월드몰은 1930년대 서울 거리를 재현한 '서울서울 3080'과 세계 각국의 요리를 모은 '29스트리트', 홍대 맛집을 모은 '홍그라운드'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에서 맛이 중요해지면서 집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식품관 공간이 증가하고 있다"며 "맛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다른 매장 매출도 덩달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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