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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몸 할머니 살린 동작구 현보혜 간호사 칭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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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할머니, 방문건강관리 만족도 설문조사 받던 중 울며 현보혜 간호사 선행 알려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최근 동작구(구청장 이창우)는 ‘방문건강관리사업 서비스 만족도 설문조사‘ 과정에서 한 할머니의 울음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유는 동작구 보건소에 근무하는 현보혜 간호사의 선행을 알려달라는 것.
박 할머니는 현보혜 간호사가 자신을 살렸다며 쉽게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 박 할머니가 전화기를 잡고 우신 사연 … 현 간호사의 선행 알려달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박 할머니(여.72)는 고혈압, 당뇨, 뇌졸증 등을 복합적으로 앓고 있다.
보호자 없이 홀로 거주하는 박 씨는 2011년부터 동작구 보건소의 방문건강관리 대상자로 등록돼 주기적으로 방문건강관리 서비스를 받고 있다.

올 10월29일 현보혜 간호사(여. 60)는 평소 지병이 많은 박 할머니가 걱정돼 퇴근 후 할머니 댁을 찾았다.

방문을 해보니 박 할머니가 심각한 저혈당 증세를 보이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현보혜 간호사

현보혜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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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간호사는 즉시 119를 부른 다음 꿀물을 마시게 하고 중앙대학교병원 응급실에 동행했다.

응급실에서는 보호자가 없는 박 할머니를 대신해 치료가 끝날 때까지 보호자 역할을 하고 새벽 1시 경 택시를 이용해 할머니를 데려다주었다.

그는 할머니 상태를 확인한 다음 귀가했다.

현 간호사는 10월31일 오전 5시경 박 씨의 긴급한 전화를 받았다. 현 간호사는 119에 신고한 다음 남편의 승용차로 함께 할머니 댁을 찾았다.

할머니는 방에 쓰러져 있었고, 옷과 이불은 대소변으로 더럽혀진 상태였다.

현 간호사는 응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박 씨를 씻겨드렸다. 중앙대병원 응급실에서 혈액검사 등을 받은 후 택시로 할머니를 댁에 모셔다 드렸다.

◆34년 만에 간호사로 새 출발한 현 씨 … “봉사하는 마음 잊지 않을 것”

따뜻한 선행의 주인공인 현보혜 간호사는 지난 2011년부터 동작구 보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방문간호사다.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을 방문해 이들의 건강관리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

현 간호사는 지난 1976년 종합병원에서 처음 간호사로 근무했다. 81년 결혼생활과 함께 퇴직한 후 지난 2009년에야 은평구 치매지원센터에서 근무하며 다시 사회의 문을 두드렸다.

이후 2009년 영등포구를 시작으로 간호사로 복귀, 2011년부터 줄곧 동작구 방문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현 간호사는 올해 5월부터 8월까지 박 할머니 ‘집중관리 대상’으로 돼 있던 기간 동안 16회에 걸쳐 박 씨를 찾았다. 그 이후에는 2~3달에 한 번 방문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출근길이나 퇴근길 시간을 내 틈틈이 박 씨를 찾았다.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식사를 잘 못하는 박 씨를 위해 가끔씩 죽을 끓여 드리기도 했다.

현 간호사는 “박 할머니가 건강이 안 좋으신데다 혼자 살고 계셔서 제게 많이 의지를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보혜 간호사가 17일 사당4동 노인정을 찾아 방문 간호(혈압 측정)를 하고 있다.

현보혜 간호사가 17일 사당4동 노인정을 찾아 방문 간호(혈압 측정)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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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간호사는 자신의 선행을 낮추는 대신 늦은 나이에 다시 간호사로 일을 할 수 있어 오히려 기쁘다고 말했다.

또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방문간호사로 활동하는 동안 앞으로도 많은 분들을 뵙고, 봉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웃었다.

박 할머니는 “새벽에 몸이 안 좋을 때 전화할 곳이 없었는데 생각나는 사람이 현 간호사밖에 없었다”며 “그 새벽 한걸음에 달려와 대소변 묻은 몸을 일일이 씻어주고 또 순수 죽을 끓여준 마음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목숨을 구해준 거나 다름없는 현 간호사의 선행이 꼭 알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동작구에는 의료 취약계층의 방문건강관리를 위해 모두 13명의 방문간호사와 1명의 치위생사가 근무하고 있다.

현재 6051가구를 등록관리하고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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