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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 잠재운 슈틸리케식 자율축구와 무한경쟁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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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서귀포 전지훈련

축구대표팀 서귀포 전지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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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축구대표팀이 제주 입성 첫 날부터 강도 높은 훈련으로 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대표팀은 15일 제주 서귀포 시민축구장에서 전지훈련 1일차 일정을 마쳤다. 오후 3시 30분부터 시작한 훈련은 두 시간 가까이 쉴 틈 없이 이어졌다. 기온은 영상 11도로 무난했지만 훈련 시작 전 내린 폭우와 바람까지 더해져 쌀쌀한 기운이 감돌았다.
K리그와,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 소속 선수가 주축이 된 태극전사 스물여덟 명은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60·독일)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의 키워드로 "열정 있고 배고픈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령탑의 독려에 자극받은 선수들은 가벼운 패스와 볼 뺏기 훈련을 하면서도 그라운드에 몸을 날리고 태클을 시도하며 집중력을 유지했다.

공격수 경쟁에 임하는 신예들의 적극성이 돋보였다. 특히 국가대표로 첫 발탁된 열네 명 가운데 원톱 후보군인 강수일(27·포항)과 이종호(23·전남)는 회색빛 유니폼 상의가 빗물과 땀으로 젖어 유독 짙은 색을 띄었다.

훈련의 마무리는 미니 게임. 골키퍼 네 명을 제외한 스물네 명이 여덟 명씩 세 개조로 나눠 8분씩 경기를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골대 앞에 설치한 고깔을 벗어나 골키퍼들이 공을 잡을 수 없다"는 규칙을 제외하고는 전술과 임무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위치를 옮기며 플레이하도록 했다. 창의성을 강조하는 그의 방침대로 선수들 스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의도였다.
가벼운 몸 풀기 게임에도 선수들은 투지를 불태웠다. 공격수들은 골을 넣기 위해 빈 공간을 찾아 움직이며 패스를 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중원에서 공을 몰고 가는 선수에게 두 세 명이 달라붙어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켜보던 박건하 코치(43)는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했는데 선수들의 열정이 엄청나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훈련을 마치고 버스로 향하던 정성룡(29·수원)은 "열심히 해야죠"라며 짧고 다부진 각오를 대신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년 1월(9~31일)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정예 멤버를 구성할 방침이다. 그는 "대표팀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며 깜짝 발탁 가능성도 암시했다. 전지훈련은 아시안컵 출전 선수 명단 발표(22일)를 하루 앞둔 21일까지 계속된다. 누구도 주전을 낙관할 수 없는 무한경쟁이 시작됐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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