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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관광 한국의 '숨은 파수꾼'‥송민정 관광공사 불만센터 매니저

최종수정 2014.12.12 14:42 기사입력 2014.12.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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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송민정 매니저

송민정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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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관광공사 내 관광불편신고센터는 상담소리로 가득차 있었다. 영어, 일어, 중국어 등 다양한 외국어 소리로 마치 딴 나라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송민정 선임 매니저(44, 사진) 역시 20분째 말레이시아 여성과 대화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송 매니저는 "어느 때는 한번에 한 시간 이상 얘기를 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하소연이나 불만을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송 매니저와 센터 내 직원들은 공사 홈 페이지, 이메일, 전화, 팩스, 엽서, 직접 방문 등 다양한 경로로 불편을 신고해 오는 관광객들에게 24시간 대기중이다. 센터 직원들은 모두 외국어 능통자로 3년 이상 불편 업무를 담당해온 베테랑이다. 송 매니저 역시 중국어 전공자로 센터 선임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관광공사 입사 이후 대부분 1330 안내센터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송 매니저는 "일선에서 신고 상담 등 감정노동을 하며 사소한 일을 수행하지만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숨은 파수꾼이자 해결사"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송 매니저의 얘기를 듣다 보면 쉽사리 수긍이 간다.
송 매니저는 최근 관광경찰과 공조해 호텔과 투숙객 사이에서 중재를 이끌어낸 일이 있다. 사건은 중국인 관광객이 시내 관광 후 호텔로 들어서다 유리문에 부딪쳐 센서를 고장낸데서 비롯됐다. 호텔 측은 투숙객에게 일방적으로 배상을 요구하자 투숙객은 억울한 심정에 호소해왔다. 당시 갑자기 퍼붓는 비를 피해 달려오다가 발생한 일이었다.

송 매니저는 "외국인들은 불편을 당해도 호소할 곳이 많지 않다. 그나마 우리 센터를 활용,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부분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한 대만 관광객은 공항에서 밤 늦게 콜벤을 탔다가 곤혹을 치룬 일을 들려줬다. 송 매니저는 "아무런 단서도 없어 바가지 요금을 신고해 와 관광경찰을 통해 단서를 추적, 콜벤 기사를 잡아 행정처분시키고 문제를 해결해 준 일이 있다"며 "최근 관광객이 늘어 민원도 복잡하고 다양해졌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쇼핑 불만, 택시 바가지 요금, 숙박시설 불량 등 후진적인 형태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송 매니저는 종종 외국 관광객들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는 경우가 있다. 그런 편에서 보람도 크단다. 올해 외국 관광객은 요우커의 급증으로 전년대비 16% 급증한 14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반면 외국인 불편 신고 건수는 11월말 현재 817건으로 지난해 813건보다 0.5% 늘었다. 송 매니저는 "점차 외국인 관광시장이 무자격 여행사 및 가이드, 저가 여행 등이 많이 정화돼 불편사항 신고는 관광객 증가에 훨씬 밑돈다"고 말했다. 불편 사항은 탁송 지연 및 내역 오류 등 쇼핑 관련 288건, 부당요금 징수 및 미터기 사용 거부 등 택시 관련 114건, 시설 및 위생관리 불량 등 숙박 관련 80건, 여행사 관련 불편사항이 44건 등이다. 송 매니저는 "고객 입장을 조금만 고려한다면 생기지 않을 수 있는 불편 신고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일하는 도중 감사 편지만 있는 건 아니다. 한번은 운전기사가 일인당 5만원이라며 10만원을 요구해 울며겨자먹기로 바가지를 쓴 일본인의 항의편지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일본인 관광객은 호텔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정차하고 문도 열어주지 않아 결국 돈을 요구대로 지불했다. 그러나 그 일로 여행 전체를 망쳤다. 그는 귀국 후 이메일을 통해 "무서워서 다시는 한국에 가고 싶지 않다"며 "주변사람에게도 한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할 것"이라고 항변했다. 송 매니저는 "이런 분들이 미리 관광불편센터가 있다는 걸 알고 신고해왔다면 문제는 잘 해결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따까워 했다. 여전히 외국 관광객 1400만명 시대를 역행하는 구태들이 남아 있어 건전한 관광문화가 절실하다는 의견이다.

상담 만으로 많은 오해도 해결할 수 있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얼마 전 중국 할아버지 한분이 "배가 고파 죽겠다"고 센터에 신고해 왔다. "너무 놀랐다. 외국 관광객이 한국에서 배고프다니..." 송 매니저는 즉각 여행사와 식당에 자초지종을 알아봤다. 사연인 즉슥 당초 여행사가 관광객 숫자보다 적게 주문량을 냈고, 식당 측은 남은 관광객들에게는 비용 없이, 좀 적은 양의 음식을 제공했다. 내용을 전해들은 할아버지는 그제사 오해를 풀었고, 여행사도 할아버지를 각별히 챙겨 여행기간 내내 불편이 없도록 했다. 이에 할아버지는 "한국이라는 나라는 작은 일을 하소연해도 담당자들이 즉각 문제를 해결해주는 걸 보고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에 송 매니저는 "불편이 생기더라도 성심껏 해소하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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