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장자, 광주상고 출신…회계사·행시 합격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금융권의 인사에 새로운 변화가 목격되고 있다. 그간 '지연'과 '학연'으로 얽혔던 인물들과 달리 검정고시, 상고 출신으로 성공신화를 쓴 인물들이 금융기관의 수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진웅섭 정책금융공사 사장이 검정고시 출신으로는 최초로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됐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상고 출신 인사다. 최근 위기를 겪은 조직에 이러한 입지전적인 인물들이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 낼 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학력과 인맥, 집안 등 막강한 배경과는 거리가 먼 진 원장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연초부터 최근까지 카드 정보유출 사태, KT ENS 사기대출, KB금융지주 임원 징계까지, 각종 악재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금감원에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걸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는 "조직을 바꾼다는 건 사람을 바꾼다는 것 아니냐"며 "진 원장이 정식 취임하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예정된 만큼 금융감독기관으로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역시 상고출신으로 지주 회장 자리까지 오른 자수성가형 인물로 화제를 모았다. 윤 내정자는 광주상고를 졸업한 후 외환은행에 입행해 금융권에 첫 발을 디뎠다. 입사후에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야간으로 졸업했고 재학 중에 공인회계사, 25회 행정고시 2차까지 합격한 이력이 있다. 이후에는 삼일회계법인에서 부대표까지 오르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윤 내정자 역시 KB금융의 조직내분을 해결해야 하는 큰 과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과거 주택은행 합병 이후 조직이 양분됐다는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융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회장을 내정하는 과정에서 각종 압력이 있었지만 윤종규 내정자는 흔히 말한 모피아들을 배경으로 둔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과거 금융권은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행원출신 수장들이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등 올해 금융사의 수장에 오른 인물들은 일반 행원 출신으로 최고위직까지 올랐다.
이상빈 한양대 교수는 "원래 금융은 금융인들에게 맡겨야 하는 것인데 그간 정치인들이 금융사 수장자리를 전리품으로 삼아왔던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금융권 인사가 정상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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