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그래도 10명에서 9명…." 품속의 사진을 꺼내 한 장을 넘기던 그는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복받치는 감정을 삼키려는 듯 턱밑 근육에 힘이 들어갔다.
세월호 사고 212일째인 13일 오후, 이발과 염색을 하지 않아 백발이 성성한 채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1일 세월호 수중수색 종료를 발표한 후 첫 청사 출근이다.
지난달 사고 197일 만에 기적처럼 295번째 희생자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이 장관이 양복 안주머니에 늘 품고 다니는 실종자들의 사진도 1장 줄었다. 그러나 나머지 9명을 다 찾지 못한 채 수색 종료를 발표해야만 했던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은 조금도 줄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는 세월호에 대한 언급이 나올 때마다 품속 사진을 꼭 쥐었다가 안쓰러운 듯 쓰다듬기를 반복했다. 다소 헐렁해진 양복은 사고 후 7개월가량 유가족의 절규와 비난, 질타와 원망을 다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신뢰를 얻기까지 이 장관의 마음고생과 육체적 고통을 짐작케 했다.
최근 논란이 된 독도입도지원센터와 관련해서는 "당초부터 철회가 아닌 재검토였다"고 다시 한 번 해명했다. '내년에 재추진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시기는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장관은 이날 세종청사로 시·도 부시장·부지사를 초청해 정책협의회를 가졌다. 각 지자체의 현안과 애로사항을 듣고, 정부 역점 사업에 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한 자리다.
그는 "해수부 출범 후 처음 하는 것"이라며 "해양수산정책은 지역 특성을 반영한 통합된 정책수립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자체와의 협력이 정책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해수부는 앞으로 차관과 시·도국장이 정례적으로 만나는 정책실무협의회를 가동할 계획이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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