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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100년대계 초석, 교육개혁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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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지능검사(IQ테스트)를 하면 항상 우리나라와 북한, 베트남, 중국이 세계 1~4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들 나라에서 세계적 인재들이 나온다는 얘기는 듣기 어렵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주입식 암기교육과 교육제도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우리는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에 가면 학생들을 문과와 이과로 갈라놓는다.
세계에서 문과와 이과로 나눠 공부시키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밖에 없다. '절름발이' 지식인을 키우는 셈이다.

이런 파행적 교육은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 '인구론'이 회자되고 있다. 영국 고전경제학자 맬더스(Malthusㆍ1766~1834)의 인구론이 아니다. '인문계 학과를 나오면 90%가 논다'는 자조적 의미의 축약어다. 대한민국에서 이공계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이유다.

공교롭게도 세계를 호령한 나라들을 보면 모두 훌륭한 교육사상가나 교육기반을 갖고 있었다. 고대 도시문명을 꽃피운 그리스는 세계 최초의 대학 '아카데미'를 세웠다. 아카데미를 통해 다양한 사상들이 꽃을 피웠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걸출한 사상가들이 모두 이 시대 배출됐다.
중세로 넘어오면 세계 최초로 의무교육을 주장한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Martin Lutherㆍ1483~1546)가 있다. 루터는 당시 성경책이 라틴어로 쓰여 독일인들이 읽을 수 없다는 데 불만을 품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독일어로 성경책을 만들었다. "하느님에게 가까이 가려면 쓰고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루터가 독일어 성경책을 펴낸 이유다. 이후 루터를 추종한 신교도들은 미국으로 건너가 학교를 세운다. 이들이 세운 대학이 바로 오늘날 세계 최고 명문대학으로 미국인들의 자부심인 하버드대학이다.

최근 일본 노벨상위원회는 재밌는 자료 하나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노벨상을 받은 일본인들을 분석해보니 유독 한 대학에서 많은 수상자가 나왔다. 일본 노벨상 수상자의 80%를 배출한 대학은 바로 교토(京都)대학이었다. 이 대학이 도쿄대, 와세다대, 게이오대 등 일본 명문대학을 제치고 노벨상 수상자 배출의 산실로 거듭난 이유는 뭘까. 이 대학은 신입생이 입학하면 2학년까지 전공이 없다. 무제한 자유전공이다.

3학년이 돼서야 전공을 선택한다. 문ㆍ이과를 넘어 지식의 다양성을 갖도록 배려한 교육이 꽃을 피운 셈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9시 등교'가 시행되고 상ㆍ벌점제를 폐지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1학기와 2학기 중간에 방학을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논란도 있지만, 학생을 중심에 둔 제도란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볼썽사나운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어린이집 보육 지원사업인 '누리과정'을 두고 시끄럽다. 보육사업은 국가 '백년대계'를 결정짓는 초석이다.

특히 인간 지능의 80%가 10세 미만에서 결정된다는 보고서를 토대로 할 때 더 그렇다. 이 문제는 원인제공을 한 정부가 먼저 나서야 한다. 현재 어린이집은 자치단체에서 관리감독을 한다. 반면 유치원은 지방교육청에 관리감독권이 있다. 정부는 누리과정 시행을 결정하면서'문제점'을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대입제도 손질도 필요하다. 예전에는 학력고사만 치르면 여기서 받은 점수로 자신이 원하는 대학을 갔다. 하지만 현행 입시제도는 너무복잡하다. 수시와 정시로 나뉘고, 여기에 학생생활기록부와 실기, 수능점수 등을 통해 대학을 간다. 대학과 교육당국은 제대로 된 인재 선발을 위한 다양한 '시도'라는 점을 강조한다.

뒤집어보면 그만큼 대학이나 교육당국이 학생 선발에 자신이 없다는 얘기다.

이러다보니 입시전형에 자꾸 '사족'(군더더기)이 붙고 있다. 교육 수요자보다는 공급자 중심 교육정책이 빚은 참사라는 혹평도 나온다. 모처럼 대학설명회에다녀온 학부모들은 "머리 아파 죽겠다"며 손사래부터 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가 2017년학년도부터 문ㆍ이과 통합을 추진한다고 한다. 제대로 추진되길 기대한다.



이영규 사회문화부 지자체팀 부장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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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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