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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붕괴사고 20년…시설물 안전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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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시설 급증하고 있지만…"소극적 유지관리 그친다"ㆍ"예산부터 늘려야" 지적

▲지난 1994년 10월21일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 당시 모습

▲지난 1994년 10월21일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 당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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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가 성수대교 붕괴 20주년과 오버랩되면서 크게 늘어난 시설물의 안전성 여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판교신도시에 들어선 새 시설물에서 참사가 벌어지며 도시 곳곳에 산재한 노후 시설물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공사비를 삭감하는 데만 목매는 풍토에서 벗어나 시설물의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는지를 점검ㆍ관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성수대교 사고 직후 정부의 시설물 사후관리 강화 태도는 명확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희석돼가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노후 시설물은 늘어나고 있는 데도 유지관리 예산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 10만2293㎞이던 총 도로 연장은 2013년 말 10만6414㎞로 늘어났다. 노후화된 도로시설물 숫자는 더 늘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도로시설물은 1994년보다 213개(25%) 늘어난 543개이며, 20년 이상 지난 시설물은 306개(57%)나 된다. 2031년이 되면 30년 이상 노후시설물 비율이 83%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유지관리 예산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40% 가량 감소했다. 2004년 3469억원이었던 도로 유지관리 예산은 2008년 1775억원이었으나 2012년 1344억원, 2013년 1917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어 있다.

김상효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성수대교 사고 이후 안전관리 인원과 예산을 늘렸지만 예산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안전불감증이 여기서 시작되는 것"이라며 "사람처럼 시설물도 건강할 때 관리해야지 아프고 나서 관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수대교 붕괴 2년 전 안전점검 대상에서 연한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성수대교가 빠졌는데 그 당시 모두가 성수대교는 안전한 다리일 것이라 생각했었다"고 덧붙였다.

성수대교 붕괴사고 이후 정확히 20년이 흘렀지만 방화대교 상판 붕괴, 환풍구 추락 등 사고가 곳곳에서 터지고 있어 김 교수의 지적은 더 공감을 사고 있다. 마포에 거주하는 조 모씨는 "사고가 터질 때만 안전을 외치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다"며 "언제 발 밑이 꺼질지, 노후 고층건축물에서 무엇이 떨어져 내릴지 걱정하지 않도록 사전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소극적 유지관리'에서 '적극적 유지관리'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수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수대교 사고 후 만들어진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적용을 받지 않는 시설물이 600만개에 달해서다. 박주경 시설물유지관리협회 기술위원장은 "사고는 잘 관리되지 않는 곳에서 주로 발생하므로 이제는 위험요소를 찾아내는 적극적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며 "시민 모니터링 제도 등을 도입해서라도 전수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적정한 안전ㆍ유지관리 예산과 도로시설물의 은퇴비용(교체비용)을 마련해야 한다"며 "안전관리와 유지보수 업무에 대한 적정한 공정기간을 확보해야 유지관리 시스템이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한편 1994년 10월21일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고는 상판이 끊어지면서 3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준공된 지 17년된 다리가 무너진 원인은 부실 용접과 설계였다. 교량 상판을 떠받치는 철제구조물(트러스)의 연결이음새 용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10㎜ 이상이어야 하는 용접두께도 8mm밖에 되지 않았다. 부식된 철제 구조물을 보수하지 않고 녹슨 부분만 페인트로 감추는 등 관리 부실도 원인이었다. 안전에 대한 낮은 인식이 빚어낸 참사였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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