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종사자 최저…모바일뱅킹 등 無人거래 늘어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대표적인 '화이트 칼라' 고액연봉자로 꼽히는 금융ㆍ보험업 종사자수가 장기 불황 여파로 2년만에 최저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도 불황이지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때 굳이 점포 창구를 찾지 않는 '무인화(無人化)' 바람도 종사자 수 감소에 일조했다. 은행 대출이나 금융상품 가입 등 서비스를 굳이 점포를 찾지 않고 이용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비대면거래가 늘어나는 금융업 구조에서는 더이상 '규모의 경제'가 작용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 인수합병(M&A)로 인한 구조조정과 수수료 수익 구조의 악화 등도 금융업 종사자 수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시중은행 한 부행장은 "금융산업은 대표적으로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는 산업이라 저성장이 장기화되는 환경에선 비용을 줄이는 것이 경영의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금리가 높고 돈이 잘 돌던 때야 금융업에서 '규모의 경제'가 통했지만 이제는 비용을 줄이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종사자 수 감소는 금융업의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인한 점포 축소와 맞물린다. 분기 단위로 공표되는 한은의 '금융기관 점포 및 인원현황' 통계에 따르면 2분기 기준 은행·증권·보험사 전체 점포수는 1만6475개로 지난해(1만7411개)보다 936개가 적다. 업종별로는 증권사의 점포 감소가 가장 가팔랐다. 1년새 총 228개(14%) 점포가 줄어 전체 점포는 1668개에서 1440개가 됐다. 보험사(7911개→7435개)는 476개 감소했고, 은행(7832개→7600개)은 232개가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수수료가 수익모델로서 작동하지 않는 것 역시 금융산업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목소리도 있다. 금융서비스 자체가 '공짜'라는 인식이 만연돼 있다보니, 뚜렷한 수익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고, 이것이 결과적으론 업계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금융은 서비스산업이 갖고 있는 본질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서비스산업 자체가 무조건 공짜여야 한다는 생각이 바뀌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통상 해외 헤지펀드들이 2%의 관리보수와 20%의 성과보수를 부과하는게 보편화 돼 있다면 우리는 둘 다 0-0%로 가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앞으로도 금융업이 결코 좋아질 수 없고 우수한 인재들이 금융에 몰렸다가도 떠나게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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