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다음달부터 10여곳에 달하는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놓고 복마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관피아(관료+마피아) 낙하산 인사가 진정되면서 일부 자리는 정피아(정치인+마피아)가 꿰찰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10여명에 이른다.
김종준 하나은행장도 임기가 내년 3월말 만료된다. 김 행장은 이미 임기 후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김 행장은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의 '문책경고(상당)'의 중징계를 받아 더 이상 연임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향후 통합은행장이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 KB금융 인선에 뛰어들면서 사퇴해 현재 행장직은 공석이다. 현재 차기 행장에는 박진회 기업금융그룹장(수석부행장)과 조엘 코른라이히 소비자금융부문 그룹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두 사람은 씨티은행 후계자 양성제도에 맞춰 CEO 승계 프로그램을 이수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시중은행과 달리 협회장 자리에는 낙하산 인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도 다음달 30일이면 임기가 만료가 되고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도 12월 8일 임기가 끝나 이후 공석이 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후보로는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과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차기 회장에는 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과 고영선 교보생명 부회장 등이 후보로 꼽히고 있다. 민간출신 협회장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규복 생보협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막판에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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