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한정규 대한핸드볼협회 회장 직무대행(60)은 시상대에서 만세삼창을 부르는 여자대표팀 선수들에 말 없이 박수를 보냈다.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선 태극낭자들에게 직접 금메달을 걸어주지는 못했다. 한 직무대행은 은메달을 딴 일본 선수들에게 메달을 수여했다. 시상식 뒤에는 "일본보다는 우리가 기량 면에서 앞서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었다"며 "최태원 회장이 기쁨을 함께 할 수 없어 아쉽다"고 했다.
한 직무대행이 핸드볼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8년 1월이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54)은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비인기종목의 저변 확대를 고민했고, 핸드볼에 대한 지원을 결정했다. 2011년 SK핸드볼경기장(총 사업비 430억원) 개장과 핸드볼코리아리그 창설 등이 대표적인 성과다. 2008년부터 SK그룹이 핸드볼에 투자한 금액은 총 700억원. 한 직무대행은 최 회장이 2008년 10월 협회장에 취임한 뒤부터 부회장을 맡아 왔다.
그는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 핸드볼 꿈나무들의 활약을 꼽았다. 여자 주니어대표팀은 지난 7월 16일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제19회 세계 여자 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 러시아를 34-27로 꺾고 우승했고, 남자 청소년대표팀도 9월 16일 요르단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 청소년 선수권대회에서 카타르를 26-25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한 직무대행은 "주니어와 청소년대표는 협회의 꿈나무 육성 지원을 받고 성장한 선수들"이라며 "이런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주고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맏형, 맏언니들이 아시안게임 동반우승으로 마무리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협회는 남녀 동반우승 시 협회 차원의 포상금 규모를 늘이는 안을 고민 중이다. 현재 협회 규정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포상금은 선수당 300만원(올림픽은 2000만원)이다. 한 직무대행은 "선수들이 잘해주다면 플러스 알파가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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