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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영화]누구나 '프랭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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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패스벤더, 돔놀 글리슨 주연의 영화 '프랭크'

영화 '프랭크' 중에서

영화 '프랭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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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이것은 반칙이다. 영화 '프랭크'에서 '프랭크' 역을 맡은 마이클 패스벤더는 시종일관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쓰고 등장한다. 파란 눈동자가 유난히 동그란 큰 눈, 반달 눈썹, 반쯤 벌린 입의 가면은 도무지 표정을 읽어낼 수가 없다. 본인이 직접 "반가운 미소", "뿌듯한 웃음", "기쁜 표정"이라고 일일이 설명을 하기 전까진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얼굴 1위'의 배우가 러닝타임 내내 가면을 쓰고 나오다니, 명백한 반칙이다. 그러나 엉뚱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며, 예민하고, 어둡지만, 코믹한 '프랭크'를 얼굴을 가리고도 능수능란하게 연기했다는 사실은 더 큰 반칙이다.

영화 '프랭크'의 레니 에이브러햄슨 감독은 마이클 패스벤더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육체적인 존재감이 강한 배우를 찾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바로 마이클 패스벤더"였다고 설명하면서 "결과적으로 그가 다양한 뉘앙스의 코미디와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며 평가했다. 밥을 먹을 때도, 잘 때도, 심지어 샤워를 할 때도 절대로 가면을 벗지 않는 '프랭크'의 존재는 극의 분위기를 독특하면서도 코믹하게 만드는 데 한 몫 한다. 특히 그가 밴드 멤버들한테 "난 뭐든 숨기는 게 싫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장면에서 실소가 터진다. 실제로 '프랭크' 캐릭터는 영국의 뮤지션이자 코미디언인 '크리스 시비'의 페르소나 캐릭터 '프랭크 사이드바텀'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영화 '프랭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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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실제적인 화자는 돔놀 글리슨이 연기한 '존'이다. '존'은 거리를 걸으면서도 악상을 떠올리고, 지나가는 여인을 보며 가사를 쓰는 열혈 뮤지션 지망생이다. 하지만 한 번도 만족스러운 음악을 만들어본 적은 없다.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존'은 프랭크가 리더인 '소론프르프브스'라는 인디밴드에 키보드 연주자로 합류하게 된다. 함께 앨범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존'은 트위터를 통해 중계를 하고, 덕분에 한 음악축제의 무대에 오를 기회까지 얻게 된다. 하지만 자신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멤버들과 갈수록 심각해지는 프랭크의 불안증세 등이 겹치면서 위기를 맞는다.

유쾌한 코미디 영화의 탈을 썼지만 '프랭크'는 사실 어느 영화보다 진지하게 질문하는 음악영화다. 자신의 음악이 '구리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대중적인 명성과 성공으로 자신을 증명해보이려는 '존'과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려는 '소론프르프브스' 멤버들과의 갈등은 쉽게 누구 하나의 편을 들어줄 수 없게 만든다. "누구나 프랭크가 되고 싶어한다"고 털어놓은 한 멤버의 이야기처럼, 재능을 갖추지 못한 열정은 비극이 된다. 하지만 공감을 얻지 못한 천재성 역시 기행으로 치부될 뿐이다.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주제가 담겨있다. 후반부 프랭크와 존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결론은 진한 여운을 남긴다.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발음하기도 어려운 '소론프르프브스'의 음악에 중독될지도 모른다. 15세 관람가.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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