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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가입률 높인 영국 '네스트'…중소기업도 부담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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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보험자협회(ABI)가 위치한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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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영국은 근대적 생명보험의 발상지다. 현재 보험산업은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세계 3위를 차지한다. 최근 방문한 영국보험자협회(ABI)에서 강조한 현지 연금정책의 변화는 생명보험 발상지에 걸맞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보여줬다. 그 중심에는 '네스트(NEST)'가 있다.

네스트는 국가퇴직연금신탁의 줄임말로 영국 노동연금부에서 신설한 공공의 퇴직연금사업자다. 국가기관이 아니며 정부에서 후원하고 연금감독청의 감독을 받는 기구로 사적연금에 포함된다.
영국은 1981년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연금지출 확대, 재정악화, 노인빈곤층 확대의 문제점에 직면했다.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지속가능한 연금수급이 불가능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2년 연금위원회가 설립됐고 연금시스템 개혁이 이뤄졌다.

네스트는 2002년 연금위원회에서 제안한 국민연금저축기구(NPSS)를 현실화한 것으로 일종의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된다.

휴 새빌 ABI 규제담당 임원은 "영국의 연금시스템은 기초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세 기둥으로 이뤄져 있다"며 "특히 직장연금으로도 불리는 퇴직연금 가입자는 260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네스트는 다수의 고용주 신탁기금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공공단체고 중소기업과 대기업 근로자가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경우 기업의 부담비율이 높은 기업연금(외부 보험회사 등과 연계)이 존재한다. 그러나 중소기업, 특히 5인 이하의 사업장은 관리비용 대비 연금의 수익률이 낮고 기업이 연금부담을 꺼리므로 가입률이 낮았다. 또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이직률 및 퇴직이 높아 해당 회의사의 퇴직연금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웠다.

영국보험자협회 입구

영국보험자협회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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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자동가입제도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은 물론 중소기업이 부담없이 가입할 수 있고 직장이 바뀌어도 유지할 수 있는 퇴직연금기구가 필요했다. 이런 배경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네스트다.

영국은 자동가입제와 네스트를 통해 퇴직연금 가입 확대 효과를 얻었다. 특히 국가의 지원을 강화해 개인부담액의 최대 25%를 부담한다. 개인 총 급여의 8% 중 개인 4%, 회사 3%, 정부 1% 부담하는 방식이다.

네스트는 직장에 상관없이 하나의 계좌(Pot)를 유지하고 이직 후에도 이를 운영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편의성을 증대시켰다. 또 네스트 홈페이지에서 로그인할 경우 언제든 현재의 적립액 및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다. 네스트 내에서 본인이 원하는 운영형태의 펀드로 변경도 가능하다.

롭 율 ABI 국제담당 정책자문역은 "영국의 연금개혁은 연금시스템을 좀 더 단순하게 만드는 것과 퇴직연금 자동가입을 골자로 한다"며 "내년 4월부터는 퇴직연금에 대한 상한선이 부여될 예정이고 근로자가 이직할 때 계좌가 자동으로 이체되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롭 율 ABI 국제담당 정책자문역

롭 율 ABI 국제담당 정책자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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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연금개혁은 사적연금의 역할 확대를 통해 공적연금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사적연금의 확대는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미래 국가재정의 부담을 사전에 차단하고 무차별복지에 대한 반감을 감쇠할 수 있는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이러한 원동력은 사회적 합의다. 연금위원회 설립과 사회 각계의 의견수렴, 그리고 정권교체 이후에도 연금정책 방향이 바뀌지 않고 꾸준히 지속됐다.

영국은 개인의 노후대비를 과거 급여형에서 기여형으로 변경하는 구조적인 개혁을 통해 사적연금의 역할이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 기초연금의 기여요건 약화와 수급액 증가, 자동가입제 및 네스트를 통한 퇴직연금의 가입 확대로 저소득층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했다. 연금수급액의 실질적인 인상과 동시에 장기적으로 연금수급개시 연령을 연장했다.

영국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17.5%를 차지하고 있는 고령사회다. 연금정책의 꾸준한 개혁은 고령화 가속에 따른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현지 보험회사들도 연금시장의 변화와 보험의 역할에 대해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

조나단 샌델 영국 푸르덴셜생명 유럽지역 상품담당 임원은 "영국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점점 늘어나면서 오래 사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자신이 모아 놓은 돈 보다 더 오래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금수급개시 연령이 증가해 2051년에는 68세까지 늘어날 것이지만 사망할 때까지 사는 기간은 22년 반에서 23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영국)=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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