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의 '언품(言品)'
말과 관련, 명심보감 언어편에서는 "입과 혀는 근심의 근본이며 몸을 망치게 한다"고 쓰여 있다. 우리는 수많은 정치인이 말실수로 설화(舌禍)를 입는 일들을 심심찮게 본다. 얼마전에는 야당 정치인이 '대통령 연애 발언'으로 곤혹을 치렀다. 앞서 국무총리 후보자도 교회에서의 강연이 문제가 돼 낙마한 일이 있다. 고위층의 말 실수로 온 나라가 들썩거리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심지어는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 극언을 퍼붓는 무리들도 나타나 국민들을 낙담케 하는가 하면 일본의 정치인들은 때만 되면 망언을 일삼아 민족 감정을 자극하는 등 말로 인한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말을 의미하는 한자 ‘언(言)’은 두 번(二) 생각한 뒤에 입(口)을 열라는 형상으로 이뤄져 있다. 사람에게는 인품이 있듯 말에도 품격이 있다. 일간지 기자 출신으로 대통령 스피치 라이터로 활동했던 저자 이기주는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대화법 지침서 '언품'(言品)이라는 책을 내놓았다. 전작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이 현장에서 얻은 사례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실용서였다면, '언품'은 동서양 리더들의 25가지 대화법을 정리한 교양서다.
저자는 "언품은 말 그대로 ‘언어의 품격’이며 동시에 ‘대화를 이끄는 힘’"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언품에 진심이 더해지면 상대의 입과 귀를 열고 마음마저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단순히 말 잘하는 기술을 강요하는 자기계발서를 넘어 다양한 상황과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긴장감이 감도는 협상 테이블은 물론 아비규환의 테러 현장,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승부처, 화해의 손을 내밀어 관계를 회복해야 하는 순간 등 여러 사례를 들어 말의 가치를 일깨운다.
또한 저자는 △협상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요령 △상담 효과를 높이는 분위기 조성법 △불편한 상대에게 말 거는 기술 △조직원의 동기를 이끌어내는 노하우 △야단의 앙금을 줄이는 요령 △직원 간 소통 촉진을 위한 방안 △효과적인 칭찬을 위한 원칙 등 일상에서 활용한 만한 대화 요령을 제시한다. <이기주 지음/황소북스 출간/값1만38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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