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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봉산리 원삼국시대 '도랑 구획' 집단 무덤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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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리 유적에서 발견된 도랑으로 구획된 원삼국시대 무덤 전경

봉산리 유적에서 발견된 도랑으로 구획된 원삼국시대 무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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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충북 청주시 오송읍 봉산리 제2생명과학단지 조성사업부지에서 도랑(溝)으로 구획된 원삼국 시대 대규모 집단 무덤이 발굴됐다. 도랑으로 대규모의 묘역을 구분하고 질서정연하게 만든 무덤군으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된 사례다.

봉산리 유적에서 발견된 이 집단 무덤은 구릉의 능선을 따라 약 300미터 길이로 깊이 50cm, 너비 350cm의 큰 도랑을 파서 무덤 공간을 구분하고, 그 양측 사면으로 둘레에 네모꼴의 작은 도랑을 갖춘 '토광묘(土壙墓)' 170여 기가 마치 현대의 공원묘지를 보듯 질서정연하게 대규모로 조성돼 있다. '널무덤'이라고도 불리는 토광묘는 지하에 장방형의 구덩이를 파고 시체를 직접 매장하거나 목관을 사용하는 무덤 양식이다.
무덤에서는 ‘짧은목항아리’, 바리(鉢), 검은간토기(표면에 흑연 등의 광물질을 바르고 목제 도구를 이용하여 연마한 토기), 고리머리장식칼, 쇠창, 쇠낫, 청동마형대구(청동으로 만든 말 모양 새김 허리띠 장식), 구슬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러한 유물 조합을 통해 원삼국 시대(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이 국가체제를 정비하기 이전의 단계)에서 삼국 시대 초(3~4세기)에 무덤군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일부 무덤에서는 백합조개, 피뿔고둥, 생선뼈(도미), 조류(꿩)의 뼈 등이 ‘짧은목항아리’ 안에 담긴 상태로 출토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당시의 식생활은 물론, 금강의 수계를 이용해 이루어졌던 내륙지역(오송 지역)과 해안지역(서해안) 간 교역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실물자료로 평가할 수 있다. 이외에도 청동기 시대 주거지, 삼국 시대 돌덧널무덤(지하에 깊이 움을 파고 부정형 할석 또는 덩이돌로 직사각형의 덧널을 짠 무덤), 고려~조선 시대의 주거지와 분묘 등이 확인됐다.

봉산리 유적을 발굴조사 중인 중앙문화재연구원은 "이번에 출토된 유물들이 청주를 비롯한 우리나라 중부권의 문화상을 밝혀주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는 17일 오후 3시 이번 발굴과 관련해 현장설명회가 열린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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