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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량' 배설 왜곡 논란 거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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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들 추석 직후 경찰 고소 고발 방침, 국민권익위에도 제소…전문가 반응 엇갈린 가운데 제작진 "영화적 상상력 인정해달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명량'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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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흥행 실적을 경신 중인 영화 '명량'이 역사적 실존 인물인 경상우수사 배설 장군의 행적을 과장·왜곡했다는 논란이 점점 커지고 있다.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후손들은 추석 연휴 직후 경찰에 고소 고발하는 한편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소해 영화 상영 중지를 요청하겠다고 밝히는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옹호론과 "철저한 고증이 부족했고 후손들을 배려했어야 했다"는 비판론이 엇갈리고 있다.

4일 '경주 배씨 성산공파 문중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배설 장군의 후손들은 이날 저녁 긴급 회의를 갖고 '조상의 명예 훼손 및 후손들의 인격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 공식 민원 접수 창구인 '국민신문고'(국민권익위원회)에 영화 상영 중지 신청을 접수한다는 등의 '행동 계획'을 결의할 예정이다.
후손들은 특히 추석 직후 김한민 감독·제작사·시나리오 작가 등 4명을 상대로 사자 명예 훼손 및 후손에 대한 인격권 침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후손들은 이를 위해 경북 성주군 경주배씨 집성촌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도포를 입고 서울 소재 영화 제작사 앞 또는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직접 국민들을 상대로 호소할 예정이다.

배윤호 비대위 대변인은 "약 50만여명으로 구성된 '경주배씨 대종회'와 함께 영화 제작사 측의 사과와 조상의 명예 회복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싸워나갈 것"이라며 "실제로 후손들이 군대·학교·직장에서 동료들의 수군거림이나 놀림·왕따의 대상이 되고 있어 피해가 적잖다"고 말했다.

영화 '명량'이 지난 30일 김한민 감독, 김난도 교수와 함께 시네마 토크를 열었다./CJ제공

영화 '명량'이 지난 30일 김한민 감독, 김난도 교수와 함께 시네마 토크를 열었다./CJ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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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명량'의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일단 논란 자체가 예상을 뛰어 넘는 대흥행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는 데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최근 개봉한 다른 사극 영화들도 대부분 사실과 허구를 가공해 많은 부분 사료와 다른 식의 스토리로 스펙터클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비판이 일지는 않았다"며 "관람객이 1700만명을 넘으면서 국민들의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르자 논란이 일게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도 "영화가 생각보다 더 크게 히트하다 보니 국민들에게 각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나 역활 등이 각인되니 후손들 입장에서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게 된 듯하다"고 말했다.

역사적 실존인물의 행적을 사실과 다르게 왜곡·과장한 것에 대한 후손들의 반발·제작진 비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최 평론가는 "논쟁 자체는 국민들의 역사 바로 알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논란"이라며 "그러나 요즘 제작되는 대부분의 사극들이 허구와 사실을 가미한 판타지적 요소가 강한 상황에서 명량의 배설 장군 왜곡·과장 논란이 제작진을 크게 비난할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한 교수는 "역사적 실존 인물에 대한 재평가를 할 때에는 후손들이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학계에서 세미나를 할 때에도 조심스럽다"며 "감독과 제작진이 세세한 부분까지 미처 신경쓰지 못한 것 같다. 자막을 통해 사전에 허구라는 사실을 공지하는 식으로 후손들을 배려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 측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인 만큼 영화적 상상력을 인정해달라"고 해명했다. 명량 측 관계자는 "후손들에게 폐를 끼칠 의도는 없었다"면서 "배설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이나 설정도 허구와 사실, 영화적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낸 것으로 관객들도 미리 그것을 알고 수용하고 있는 만큼 사실과 다르다고 영화를 매도하지는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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