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아이들이 다 나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400㎞를 걸어서 왔는데 너무 죄송합니다."
28일 오후 노란 깃발을 든 30여명의 도보 순례단이 전라남도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이날 순례단은 그동안의 도보 순례단과 달랐다.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들의 아버지 2명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20일 동안 걸으면서 제발 모두 돌아오기를 기도하고 기도했는데 너무 죄스럽다"며 "우리의 기도와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향소에 있을 때는 사고 원인과 대처에 대해 너무 화가 나서 그런 생각을 못했다"며 "하지만 여기 오면서 아들 시신을 수습해 병원으로 옮기고 화장하고 묻었던 일들이 떠올라 웅기 생각이 더 간절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의 도보 순례 여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29일 사고 해역 방문해 미사를 올린 뒤 30일에는 온 길을 다시 걸어 돌아간다. 이 때 한국을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는 일정도 계획하고 있다.
이씨는 "많은 분들이 힘을 내도록 기운을 북돋워 주셔서 먼 길을 무사히 올 수 있었다"며 "돌아가는 동안에는 아직 바다에 남아 있는 아이들도 꼭 돌아오고 진상 규명과 세월호 특별법 제정도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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