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인상율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되, 보장 범위를 늘린다는 전제에서 나온 예측이하다. 보험료는 조금 올리는데 쓸 곳이 늘어나면 곳간이 비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2016년 곳간이 빈다는 시기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공단이 이런 부정적인 결과를 고해성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보험 재정이 부족하면 큰 폭의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 전국민이 부담하는 보험료가 늘어난다는 것은 내 월급통장에서 더 많은 보험료가 빠져나간다는 의미다. 국민적 저항이 불가피하다. 공단이 예상보다 이른 '2년 뒤 적자'를 예측한 것은 보험료 인상에 따른 국민 저항을 염두해둔 포석일 수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손질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소득중심 부과체계 개선안에 대해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뜯어고치려는 건보공단 입장에선 답답할 수 있다. 그렇다고 '2년 내 건강보험 재정이 거덜난다'고 겁을 주는 것은 불편하다. 조만간 사회 안전망이 해체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해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의도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