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정부세종청사서 기자회견
"탐사성공률 20%, 높은 수준…통상 성공률 15% 넘기 어려워
"우드사이드, 조기철수로 심층분석 못해"
정부, 심해개발 대규모 투자·기술력 필요…2025년 외부투자유치 진행
경북 포항 영일만 심해에서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을 확인한 미국 컨설팅 업체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은 "이 프로젝트(동해 심해가스전)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고 7일 밝혔다.
아브레우 고문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저희가 분석해 본 모든 유정이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해 주는 모든 요소가 갖춰져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엑슨모빌에서 지질(층서)그룹장을 역임하며 심해광구 평가를 주도한 30년 경력의 전문가다. 미국 퇴적학회장을 역임했고, 엑손모빌 재직 시 가이아나 유전 탐사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앞서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브리핑을 통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1998년에 발견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로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발표 이후 동해 심해가스전의 사업성과 이를 분석한 액트지오에 대한 의문 제기가 잇따르자 아브레우 고문이 이번 기자회견을 위해 지난 5일 방한했다.
우선 아브레우 고문은 탐사성공률에 대해 "20%의 의미는 5번 시추하면 1번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가이아나는 시추 전 탐사성공률이 15~16% 수준이었는데 20%라는 추정의 성공률은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호주의 우드사이드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철수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우드사이드는 2023년 반기보고서에 "탐사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더 이상 장래성이 없는 광구를 퇴출시켰다"며 철수 대상 중 한 곳으로 '한국'을 언급했다. 이를 두고 호주 최대 석유 회사가 영일만 사업에 대해 가망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철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아브레우 고문은 "우드사이드는 조기철수로 탐사자료를 심층분석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탐사자료 해석은 지구물리학과 지질학적 접근을 병행해야 하는데 액트지오는 양자를 균형 있게 수행해 유망구조 도출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또 액트지오의 본사 미국 주소가 텍사스 휴스턴의 한 가정집이고, 직원 수가 매우 적은 소규모 기업이라며 제기된 액트지오의 역량에 대한 논란에도 반박했다. 그는 "액트지오는 타 석유개발 컨설팅 업체와는 달리 사업 범위가 분석에 국한돼 규모가 작다"며 "지구물리학과 지질학 분야 등 5명의 심해 전문가가 저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하고 브라질과 뉴질랜드 등의 재택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오피스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영일만 가스·석유전 개발사업에 대한 외부 투자를 유치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내년 심해지역 1차 탐사 시추와 미탐사 지역 추가 유망구조 발굴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2025년에는 잔여 유망구조에 대한 순차적 탐사시추를 진행하는 동시에 심해 개발 시 대규모 투자·기술력이 요구되는 점을 고려해 외부 투자유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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