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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차별·외국기업 장악 없다더니"…'오락가락' 동반위

최종수정 2014.06.12 09:26 기사입력 2014.06.1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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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입장표명 180도 뒤집는 결론에 중기·소상공인 볼멘소리

적합업종 개선안을 발표하는 유장희 위원장

적합업종 개선안을 발표하는 유장희 위원장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으로 인한 대기업 역차별, 외국기업 국내시장 장악은 없다고 주장하던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유장희)가 3개월 만에 이를 뒤집는 안을 마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동반위가 대기업 입장만 반영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역차별 없다는데 왜 역차별 우려하나= 동반위는 11일 반포동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제28차 동반위원회를 열고 중소기업 적합업종 운영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방안은 적합업종을 심사할 때 '적합성 검토 가이드라인'을 마련,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는 품목은 부적합한 것으로 간주해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문제는 가이드라인에 포함된 내용이다. 국내 대기업이 적합업종으로 인해 외국계에 비해 역차별을 받거나 외국계 기업 진출로 인해 시장잠식이 우려되는 경우 적합업종 심사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적합업종으로 인해 역차별 문제나 외국계 기업의 시장잠식이 일어났다는 대기업 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3개월 전만 해도 동반위는 역차별이나 외국계 기업의 시장잠식은 업계의 오해일 뿐 실제로는 일어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3월 초 기자들에게 발송한 '적합업종에 대한 오해와 사실' 보도 참고자료에서 동반위는 "외국계 기업과 역차별이 있다는 발광다이오드(LED) 등 재생타이어, 차량용 블랙박스는 외국계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미미하고, 판두부는 전무하다"며 산업계 일각에서 제기된 외국계 기업의 시장잠식설을 일축했다.

또 적합업종이 법률에 따라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기업에 대해 적용되고 있으며, 음식업·가스충전업 등의 품목에서는 외국계 기업을 포함하여 권고하고 있다며 역차별 논란 또한 없다고 못박았다.

그런데 3개월 만에 주장을 번복하고 대기업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 관계자는 "역차별이나 외국계 기업의 시장잠식 사실이 없는데 이 같은 우려가 있다며 개정안을 마련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상마찰 현실화에 급선회?= 심지어 동반위의 수장인 유장희 위원장도 자신의 주장을 뒤집었다. 유 위원장은 언제나 공식 석상에서 기자들에게 '적합업종은 국제통상마찰의 대상이 아니'라고 발언했다.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를 통해 '서비스 장벽' 중의 하나로 패밀리 레스토랑 등이 포함된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꼽았음에도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이날 배포한 참고자료에 나온 '개선안 추진배경' 항목에서 동반위는 '외국계 기업의 진출에 따른 역차별 문제, 국제통상규범 위반 가능성 제기'가 개선안 마련의 배경 중 하나라고 밝힌다.

사실상 적합업종이 국제 통상마찰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인정한 셈이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적합업종이 통상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동반위는 "적합업종은 국내외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며 마찰 가능성을 일축했다.

동반위의 오락가락 행보에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은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중기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중소기업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직격타를 날렸고,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공동회장은 "대기업의 왜곡된 의견을 그대로 들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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