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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증시]이중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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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ECB(유럽중앙은행) 재료'가 시장을 흔들고 있다. 유럽계 자금이 대거 증시로 풀린다는 점은 당장은 호재다. 하지만 신흥국으로 돈이 쏠려 급속한 원화강세를 일으킨다면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지난주 연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전례 없는 '초강수' 부양책을 발표했다. 사상초유의 마이너스 금리를 비롯해 4000억 유로 규모의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도입, 채권 불태화 중단, 자산담보부증권(ABS) 매입 등이다.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종합선물세트'를 내놨다.
ECB의 돈풀기 효과는 단기적으론 코스피에 호재다. 유로화 유동성을 높여 이머징 주식의 가치를 밀어올릴 수 있다. 외국인 매수세의 추가 동력이 될 수 있다. 유럽계 자금 중심의 외국계 수급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할 수 있단 얘기다.

하지만 여기에 '환율'변수가 있다. ECB가 돈을 풀면서 전일 아시아 통화는 상대적 강세로 돌아섰다. 원화는 달러화 뿐만 아니라 엔화, 위안화에 대해서도 '트리플 강세'를 보였다. 풀린 자금이 신흥국 가운데 경제여건이 양호한 한국에 쏠릴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환율 부담 측면에서 마냥 ECB 재료를 호재로 받아들이긴 어려운 대목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 = 선진국과 신흥국을 불문하고 과거 중앙은행의 중요한 역할은 인플레이션 통제었다. 그러나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디플레 파이터임을 자임하고 있다. ECB가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다양한 정책 대안(기준금리 인하와negative deposit rate, SMP 불태화정책 중단, 고정금리 전액할당대출 연장, targeted LTRO 등)을 제시했다. 그리고 유럽중앙은행의 수장은 이러한 정책의 중요한 이유가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대응임을 분명히 했다.
사상 유래 없는 3차례의 양적완화(QE)를 시행했고 이제 이를 끝내려 하는 미국 또한, 디플레이션을 방어정책을 예상보다 길게 지속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예를 들면 Fed는 FOMC 의사록에서 상당기간 동안 '정상' 수준보다 '낮은 연방기금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와 같이 '비정상적인' 통화완화정책은 중장기적으로 위험자산, 선진국 주식에 우호적이며, 결국 신흥국 시장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장기 증시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번 ECB의 완화정책에 대한 글로벌 증시의 반응은 제한적일 것이다. 이제 통화정책이 증시 상승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극단적인 시스템 리스크로 인한 주식가격 할인을 벗어나는데 있어 통화정책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면, 앞으로는 경기와 기업실적과 같은 본질적인 변수가 점차 더 중요해질 것이다. 따라서 이번 통화정책의 영향은 즉시적이기보다 점진적으로 확인되며 반영될 공산이 크다. 물론 성장이 부진하면 추가적인 정책이 가동할 수 있다는 점이 증시 참여자에게 유리하기는 하다.

이번 조치로 신흥시장으로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상반기 중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 흐름을 보면 철저히 기업 실적 모멘텀에 의해서 강도가 결정됐다. 이러한 흐름은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 증시는 낙관적인 기업이익 증가 전망과 낮은 밸류에이션에서 유리하지만, 결정적으로 기업실적에 대한 불신이 걸림돌이다. 따라서 선진국 정책의 수혜에 앞서 실적 신뢰회복이 한국 증시의 급선무다. 물론 선진국의 완화적 정책 환경은 국내 증시에 일정한 하방경직을 제공할 것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 = 2000pt 안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5월 중순 이후 3조원의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수는 방향성 없는 등락만 반복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지수가 2000pt부근에서 안착 시도를 반복하는 모습이지만, 세부적으로는 차별화 강도가 더욱 커지고 있어 체감지수는 좋지 못한 상황이다.

KOSPI와 KOSDAQ의 차별화, KOSPI內에서도 삼성 그룹주와 기타 업종 대표주의 차별화가 강화되면서 종목별 변동성 확대 국면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차별화 흐름이 장기화되면서 시장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고, 이는 결국 지수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차별화 강도가 완화되어야 시장의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 있고, 추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차별화를 이끈 요인이 차별화가 완화되기 위한 요건을 확인하는 것이 향후 시장 대응에 있어 중요한 투자 포인트가 될 것이다.

차별화를 이끈 핵심 요인은 1)수급, 2)이익, 3)후발주 역할 부재(不在)이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펀드 환매 매물을 소화해내고 있지만, 1분기 기대에 미치에 못한 이익 모멘
텀을 고려할 때, 지수 2000pt 부근에서 추가 상승을 견인할 정도의 강한 매수세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현 지수대에서의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매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 현재 12개월 선행PER 10배 중반)

이러한 시기에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이슈가 증폭되면서 기관 투자자의 삼성 그룹주 편입이 불가피해진 상황이 종목별 차별화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기관투자자의 빠른 스위칭 매매(=삼성그룹주 편입 vs. 이익모멘텀 부진 섹터 비중 축소 - 소재/산업재/코스닥)이어지면서 차별화는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다.

다행히 이번 주 이후에는 차별화 강도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주춤했던 외국인 매수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지난 5일 ECB통화정책회의 결과는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드라기가 당초 예상보다 과감한 정책 패키지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0.25%→0.15%), 예금금리 마이너스 금리적용(=0%→(-)0.1%), 4,000억 유로 규모의 타깃형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를 동시에 발표했고, 필요시 추가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의지도 확인했다.

특히, 1/2차 LTRO와는 달리 시중은행이 비금융분야 기업에 대출할 때에만 ECB가 재원지원을 해주는 방식의 TLTRO와 마이너스 예금 금리 등의 도입은 실물 경기의 회복을 우선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정책 발표 이후 금융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더해 6일 발표된 미 고용지표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5월 비농가취업자수 21.7만명, 예상치 21만명) 하며 경기 회복 기대를 더했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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