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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금융낙하산, 官빼니 政이 타고 내려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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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금융낙하산, 官빼니 政이 타고 내려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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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김혜민 기자] 금융권에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주춤한 사이 정치인 출신의 '낙하산 부대'가 잇따라 투입되고 있다. 금융권을 호령하던 모피아(재무관료 출신), 금피아(금융감독원 출신) 출신들이 동양사태, 정보유출 등으로 여론이 악화되면서 유관기관으로의 이동을 자제하는 사이 정치권 인사들이 이 자리를 하나 둘 꿰차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들은 기존의 관료 출신 낙하산에 견줘 전문성마저 떨어진다는 점에서 유관기관 인사 관행이 더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공기관인 기술보증기금은 지난 28일 강석진 전 거창군수를 상임이사로 선임했다. 강 신임 이사는 민주정의당 사무처당직자 공채로 입당해 신한국당 사무총장 보좌, 한나라당 부대변인, 이회창 총재 보좌관, 거창군수 등을 거쳤고 기보 이사로 선임되기 전까지 여권 실세인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아왔다. 금융권 경력이 전혀없는 그를 두고 금융권에선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금융산업노조는 "낙하산 인사의 경위를 밝히고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강 이사에 대한 인사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올들어 금융권에 정치권 인사가 투입된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월 박근혜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문제풍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서산ㆍ태안당원협의회 위원장을 신임 감사로 임명했다. 문 감사는 국회사무처 국제국장,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전문위원,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 낙농진흥회장 겸 국제낙농연맹 한국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금융권 경력은 찾아 볼 수 없다.

한국자산관리공사 또한 올해 초 정송학 전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회 서울지역협의회 의장을, 기술보증기금은 박대해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각각 감사로 임명했다. 정 감사는 후지제록스호남 대표이사와 서울시 광진구청장을, 박 감사는 부산 연제구청장,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동양 사태와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가 연이어 터지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고, 그 이후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료들의 유관기관 이동이 주춤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 금융과는 동떨어진 정치권 인사들이 금융권 고위직을 하나 둘 꿰차면서 '정치권 낙하산'인 여피아(국회가 소재한 여의도 출신)가 금융권에 대거 내려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금융과 경제 전문가인 관료들이 산하기관이나 금융사에 못 가면 결국 정치인들이 자리를 채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권에선 이들이 외부에서 내려온 낙하산이라는 점보다 담당업무에 대해 전문성이 부족한 정치인이라는 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전 낙하산 인사들은 기재부나 금융위 등 관련 기관 공무원들이어서 최소한의 업무 유관성이라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금융권과 전혀 관련 없는 인물들이 낙하산 인사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여객선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관료들의 산하기관 '낙하산 논란'이 커짐에 따라 모피아와 금피아의 금융권 이동이 전면 금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관료들의 낙하산을 막겠다면서 기껏 차단막을 치니 그 사이를 정치인 출신이 가로채고 있다"며 "정치권 낙하산들은 전문성 부족으로 앞으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권 차원에서 금융위나 금감원 출신 인사를 문제 삼더니 결국 금융을 모르는 정치권 출신 낙하산 인사가 나오게 된 꼴"이라며 "정부가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에 칼을 빼들고 있지만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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