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 가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한 뒤에도 국내 고용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생산직 일자리는 줄어들었지만 고부가가치 일자리가 대거 늘어나면서 전체 고용이 증가했다. 고용 없는 성장이 아닌 고용 확대와 질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서울대 국제대학원이 '성장이 있는 곳에 고용이 있다'는 주제로 개최한 '해외 진출과 고용효과 심포지엄' 자료를 토대로 글로벌 기업의 해외 진출과 고용 창출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심포지엄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국내 고용인력은 지난 2008년 1만4400명에서 2012년 2만500명으로 42% 늘어났다. 현재는 2만2000명을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9년 베트남에 휴대폰 생산기지를 마련하며 휴대폰 생산의 중심지가 경북 구미에서 베트남으로 옮겨갔지만 국내 고용인력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수원 사업장 역시 과거 생산단지 일색의 공장이었지만 지금은 첨단 연구개발(R&D) 단지로 탈바꿈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수원 사업장의 근무 인력은 3만4000여명에 달한다. 대부분 제품을 개발하는 연구직들이 일하고 있다.
생산직이 대부분을 차지한 1990년 2만1000명이었던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인력은 생산라인 지방이전 및 구조조정을 단행한 2000년에는 1만명까지 줄었다가 2005년 2만1000명선을 다시 회복한 후 지난 2010년 2만8000명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임직원 수 중 연구개발(R&D), 마케팅 인력 비중은 2005년 63%에서 지난 2010년 75%까지 늘어났다. 현재도 7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2년 내부 조사를 벌인 결과 제조 인력 대비 R&D 및 마케팅 인력의 평균 연봉이 19% 높게 나왔다. 그만큼 양질의 고용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며 국내에 생산직 일자리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고용 자체는 오히려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단순 제조의 경우 해외의 값싼 인력을 이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주로 진행하고 있는 R&D, 마케팅, 디자인 등 고부가가치를 가진 양질의 일자리는 계속 꾸준히 늘고 있어 성장할수록 고용 효과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