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로스엔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27)이 시즌 2승에 재도전한다. 12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다. 올 시즌 네 번째 선발등판이자 세 번째 2승 도전이다. 앞선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개막전에서 2이닝 8피안타 8실점(6자책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시즌 초반 승수 쌓기는 물론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도 꼭 잡아야 하는 경기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난 경기 부진에 따른 부담감을 어떻게 씻어내느냐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6)의 전력 이탈과 조쉬 베켓(34), 폴 마홀름(32)의 부진도 류현진에겐 적잖은 짐이다. 커쇼는 등 근육 부상으로 지난달 30일 15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랐고, 베켓과 마홀름은 아직까지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그 만큼 구단에서 류현진에 거는 기대가 크다. 현재까지 선발진에서 제 몫을 해주고 있는 게 잭 그레인키(31)와 류현진 정도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극복해야 할 과제는 A.J. 엘리스(33)가 아닌 다른 포수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엘리스는 지난 9일 왼쪽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2년 전 수술했던 그 부위다. 최소 4주, 최대 6주 동안 포수 마스크를 쓸 수 없다. 지난해부터 선발로 등판한 33경기 중 26경기를 엘리스와 함께 한 류현진으로서는 분명 악재다.
팀 페데로위츠(27)와 드류 부테라(31)가 수비와 투수 리드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엘리스와 같은 느낌일 수는 없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페데로위츠와 한 경기 호흡을 맞췄고, 부테라와는 배터리를 이룬 적이 없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엘리스는 투수 리드, 도루 저지율 등에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포수”라며 “류현진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적은 포수들이 어떻게 타자와의 승부를 이끌어가느냐가 또 다른 변수”라고 했다.
마지막 걸림돌은 타자 친화적 구장에서 천적 관계에 있는 타자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애리조나의 홈구장인 체이스필드는 해발 335m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상대적으로 타구가 공기의 저항을 덜 받는다. 구장의 크기도 작지 않다. 홈플레이트에서 중앙까지 거리가 124m, 좌우 펜스까지 거리는 각각 101m와 102m다.
유독 류현진에 강한 타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점도 꺼림칙한 부분이다. 폴 골드슈미트(27)가 대표적이다. 지난 시즌 류현진을 상대로 타율 0.500(14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을 올렸다. 지난달 23일 올 시즌 첫 승부 때도 1안타(3타수)를 쳤다.
테이블세터진의 A.J. 폴락(27)과 아론 힐(23)도 주의해야 할 타자다. 첫 대결 때는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대결에서는 각각 타율 0.385(13타수 5안타), 0.625(8타수 5안타)를 기록한 타자들이다. 송 위원은 “상위타선에 있는 타자들과의 승부가 경기 결과를 결정할 것”이라며 “실투는 장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집중력을 가지고 승부해야 한다. 1회 이들과의 승부를 잘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류현진은 애리조나와의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5이닝 동안 87개 공을 던지며 2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애리조나를 상대로는 5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4.65로 다소 부진했다. 두 번째 맞대결 상대 선발은 브랜든 맥카티(31)다. 맥카티는 올 시즌 두 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7.82를 기록 중이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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